KT 대표 최종후보 오늘 나온다…사외이사의 선택은

강나훔 2023. 8. 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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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균, 김영섭, 박윤영 후보 3인 오늘 심층면접
이사회가 대표이사 최종 후보 결정
후보·사외이사 개인적 친분 영향 클 듯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KT 대표이사 최종후보 결정의 날이 밝았다. 4일 각 후보들이 이사회(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심층면접을 끝내면 경선 레이스도 막을 내린다. 사실상 이사회의 최종 판단만 남은 셈이다. 김영섭 전 LG CNS 대표, 차상균 서울대 교수, 박윤영 KT 전 기업부문장(사장) 세 후보 모두 경쟁력을 지닌만큼, 최종 후보 결정에서 대주주단의 의중, 이사회 구성원과의 친분·친소 관계가 적잖이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KT의 1~3대 주주는 국민연금, 현대자동차그룹, 신한은행이다. 업계에선 지난 6월 이사회 구성 당시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꾸렸기 때문에 현 이사회 내 대주주단의 추천 인사가 다수 포진돼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사외이사 면면을 보면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전 SK텔레콤 전무) ▲조승아(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한림대 총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이다.

이들 모두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소속으로 이번 대표이사 최종 후보 결정 권한을 갖는다. 후보자들로선 면접도 면접이지만 사외이사와 개인적 친분도 영향을 끼친다고 봐야 한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이 9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최양희 이사는 차 교수와 연이 깊다. 그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카이스트(KAIST)에서 전산학 석사를 마치고 프랑스 국립정보통신대(ENST)에서 전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됐고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대 AI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차 교수와 오랜 기간 서울대 동료 교수로 일했고 연구 분야도 비슷하다.

최 이사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있을 땐 차 교수는 KT 사외이사(2012~2019년)로 있었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KT 관할 부처였던 만큼 두 인물간 많은 대화가 오가지 않았겠느냐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조승아 이사도 같은 직장이라는 점에서 차 교수에게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다크호스'로 불려왔던 차 교수는 경선 막판이 되자 세간에서 '유력설'이 나올 정도로 치고 올라왔다. 차 교수의 배우자는 윤승은 법원도서관장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사법연수원 23기다. 물론 가족이 대통령과 연이 닿는다고 해서 큰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끈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은 차이는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곽우영 이사는 LG전자에서 10여년간 임원으로 일한적이 있다. 김 전 대표와 근무 기간이 상당기간 겹친다. 곽 이사가 2002년 LG전자 WLL 단말연구소장(상무)을 지냈을 땐 김 전 대표는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로 있었다. 이후 곽 이사가 현대차로 이직하기 전까지 10여년을 같은 회사에서 동료 임원으로 일했다. 곽 이사 역시 고대 출신으로 김 전 대표와 동문이다.

박 전 사장은 '정통 KT맨'으로 사내 신망이 두텁고, 업계 사정을 다른 두 후보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사회 내 통신 전문가의 표심을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사외이사 중 단 한번이라도 통신 업계에 몸담았던 인물은 이사후보추천위원장인 이승훈 이사(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가 유일하다. 그는 과거 SK텔레콤에서 M&A부문 담당 전무로 일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박 전 사장 역시 SKT로 이직했다가 다시 KT로 돌아 온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박 전 사장에게 가장 불리한 소문은 정권과의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선 구 전 대표 체제 초기 박 전 사장이 구 전 대표와 거의 대등한 위치에서 경영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됐던 이강철 전 사외이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돈다.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현 정권을 대변하는 국민연금이 박 전 사장을 달갑게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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