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 최종후보 오늘 나온다…사외이사의 선택은
이사회가 대표이사 최종 후보 결정
후보·사외이사 개인적 친분 영향 클 듯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KT 대표이사 최종후보 결정의 날이 밝았다. 4일 각 후보들이 이사회(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심층면접을 끝내면 경선 레이스도 막을 내린다. 사실상 이사회의 최종 판단만 남은 셈이다. 김영섭 전 LG CNS 대표, 차상균 서울대 교수, 박윤영 KT 전 기업부문장(사장) 세 후보 모두 경쟁력을 지닌만큼, 최종 후보 결정에서 대주주단의 의중, 이사회 구성원과의 친분·친소 관계가 적잖이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KT의 1~3대 주주는 국민연금, 현대자동차그룹, 신한은행이다. 업계에선 지난 6월 이사회 구성 당시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꾸렸기 때문에 현 이사회 내 대주주단의 추천 인사가 다수 포진돼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사외이사 면면을 보면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전 SK텔레콤 전무) ▲조승아(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한림대 총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이다.
이들 모두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소속으로 이번 대표이사 최종 후보 결정 권한을 갖는다. 후보자들로선 면접도 면접이지만 사외이사와 개인적 친분도 영향을 끼친다고 봐야 한다.
최양희 이사는 차 교수와 연이 깊다. 그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카이스트(KAIST)에서 전산학 석사를 마치고 프랑스 국립정보통신대(ENST)에서 전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됐고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대 AI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차 교수와 오랜 기간 서울대 동료 교수로 일했고 연구 분야도 비슷하다.
최 이사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있을 땐 차 교수는 KT 사외이사(2012~2019년)로 있었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KT 관할 부처였던 만큼 두 인물간 많은 대화가 오가지 않았겠느냐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조승아 이사도 같은 직장이라는 점에서 차 교수에게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다크호스'로 불려왔던 차 교수는 경선 막판이 되자 세간에서 '유력설'이 나올 정도로 치고 올라왔다. 차 교수의 배우자는 윤승은 법원도서관장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사법연수원 23기다. 물론 가족이 대통령과 연이 닿는다고 해서 큰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끈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은 차이는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곽우영 이사는 LG전자에서 10여년간 임원으로 일한적이 있다. 김 전 대표와 근무 기간이 상당기간 겹친다. 곽 이사가 2002년 LG전자 WLL 단말연구소장(상무)을 지냈을 땐 김 전 대표는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로 있었다. 이후 곽 이사가 현대차로 이직하기 전까지 10여년을 같은 회사에서 동료 임원으로 일했다. 곽 이사 역시 고대 출신으로 김 전 대표와 동문이다.
박 전 사장은 '정통 KT맨'으로 사내 신망이 두텁고, 업계 사정을 다른 두 후보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사회 내 통신 전문가의 표심을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사외이사 중 단 한번이라도 통신 업계에 몸담았던 인물은 이사후보추천위원장인 이승훈 이사(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가 유일하다. 그는 과거 SK텔레콤에서 M&A부문 담당 전무로 일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박 전 사장 역시 SKT로 이직했다가 다시 KT로 돌아 온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박 전 사장에게 가장 불리한 소문은 정권과의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선 구 전 대표 체제 초기 박 전 사장이 구 전 대표와 거의 대등한 위치에서 경영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됐던 이강철 전 사외이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돈다.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현 정권을 대변하는 국민연금이 박 전 사장을 달갑게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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