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5패, 악몽이 된 '약속의 땅' 포항

윤승재 2023. 8. 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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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공


1승 5패. 약속의 땅이 악몽의 땅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가 제2구장인 홈 구장에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대구로 발길을 돌렸다. 

삼성은 지난 3일 포항 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8-12로 패배, 열세 시리즈(3연전 중 2패 이상)를 기록했다. 지난 7월 포항 두산 베어스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삼성은 한 달 만에 치러진 포항 3연전에서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포항은 삼성에 약속의 땅이었다. 2012부터 열린 포항 경기에서 59경기 40승 1무 18패 승률 0.690을 기록했다. 2019년(2승 4패)을 제외한 모든 시리즈의 포항 시리즈를 5할 이상의 승률로 마치며 좋은 기억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1승5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삼성 제공


내용도 아쉬웠다. 삼성은 패배한 5경기에서 4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다. 7월 역전패한 2경기에선 불펜의 방화와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8월 2경기에선 선발 및 허리진의 붕괴로 역전패했다. 특히 지난 1일 경기에선 초반 6-0으로 앞서 나갔음에도 막판 추격을 허용하며 졌다. 

이번 포항 시리즈는 경기 외적으로도 말이 많았다. 7월 두산 3연전에선 그라운드 흙 문제로 KBO가 시설 점검에 나서기도 했고, 8월 KIA 3연전에선 비디오판독 불가로 2루타가 홈런으로 둔갑되는 오독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확히는 제2구장이라 비디오판독 센터 자체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았고, 방송사 중계 화면으로 판독을 진행하다 오독이 일어났다. 삼성의 패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건 아니지만, 제2구장의 주인으로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2일 포항 KIA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강민호. 삼성 제공


하지만 두 번의 시리즈 패배 속에서도 위안은 있었다. 타선이 전반적으로 살아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이적생' 류지혁이 포항 5경기에서 타율 0.471 8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7월 포항 시리즈를 기점으로 부상에서 복귀한 구자욱도 타율 0.421로 펄펄 날았다. '포항 사나이' 강민호도 홈런 포함 7타점을 쓸어 담았고, 2일 KIA전에선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김현준도 타율 0.444(12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들의 활약은 향후 후반기 반등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포항 시리즈에서 부진하며 '탈꼴찌'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9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차는 여전히 2경기. 삼성이 몇 가지 위안 요소와 함께 포항의 충격을 딛고 후반기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 구자욱. 삼성 제공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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