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령자 집앞 찾아가는 '순회 투표소' 도입 논란…시범운영 준비

전진영 2023. 8. 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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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방소멸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 선거구 통폐합으로 먼 곳의 투표소까지 이동할 수 없는 고령자를 배려한 차량 순회 투표소가 도입될 예정이다.

유아사 하루미치 메이지대 교수는 "투표소까지 이동해야 하는 고령자의 부담은 투표율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며 "이동식 투표소 이후에는 인터넷 투표 실현 등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니케이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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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쿠바시, 집 앞까지 직접 찾아가는 투표소 도입
고령화·인구감소 선거구 통폐합에 투표율 저하 고려

인구감소·지방소멸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 선거구 통폐합으로 먼 곳의 투표소까지 이동할 수 없는 고령자를 배려한 차량 순회 투표소가 도입될 예정이다. 투표의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심각한 고령화로 투표율 자체가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정부가 2024년 이바라키현 쓰쿠바 시장·시의회 선거에서 이같은 제도의 시범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권자는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투표 장소를 예약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를 고려해 전화 예약도 받는다. 이후 투표 기간 동안 투표함을 실은 승합차가 투표 기간 중 예약된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데, 집 마당 등 개인 부지까지도 방문이 가능하다.

지난 3월 나가노현 산간지방에 도입된 이동식 버스 투표소.(사진출처=NHK)

투표는 차 안에서 실시되며, 일반 투표소와 마찬가지로 시 관계자 등 입회인이 차에 함께 타서 투표를 지켜볼 것이라고 니케이는 전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투표 차량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확인도 가능하다.

쓰쿠바시에서는 자택 근처에 충분한 주차 공간이 없는 경우, 가장 가까운 투표소까지 차를 보내 유권자가 쉽게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고령자 등 투표소까지 이동이 힘든 사람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니케이에 따르면 2020년 열린 쓰쿠바시장 선거와 시의회 선거 투표율은 역대 최저인 51.60%를 기록했으며, 시 조사에 따르면 80대 이상에서는 40% 정도로 더욱 투표율이 낮았다. 투표하러 가지 않은 고령자들은 "언덕 위에 있는 투표소까지 걸어갈 수 없다"라는 불만도 접수됐다.

지난 3월 나가노현 산간지방에 도입된 이동식 버스 투표소 내부.(사진출처=NHK)

여기에 인구 감소로 투표소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개설된 투표소 수는 4만6000여곳으로, 직전 선거인 2019년과 비교하면 1000곳 정도가 줄었으며 2%의 선거구 통폐합이 진행됐다.

이에 2016년부터 시마네현이 처음 도입해 2021년 중의원 선거의 경우 59개 지방자치단체가 이동식 투표소를 도입했으나, 공공시설이나 민간 주차장에 따로 설치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유권자들의 생활반경에서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태였다.

일본의 현행 공직선거법상 이동식 투표소 도입 자체는 법적으로 가능하나, 이동식 투표소의 설치 장소를 사전 고지해야 하는 등의 세부 규정이 있었다. 쓰쿠바시의 경우 첨단기술을 사용해 사회 과제를 해결하는 '슈퍼 시티형 국가 전략 특구'의 지정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규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자유롭게 유권자 자택을 순회하는 이동식 투표소 도입이 가능해졌다.

쓰쿠바시는 특례를 이용해 인터넷 투표를 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나, 비밀 투표의 기능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어 아직 도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아사 하루미치 메이지대 교수는 "투표소까지 이동해야 하는 고령자의 부담은 투표율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며 "이동식 투표소 이후에는 인터넷 투표 실현 등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니케이에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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