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역 20명 죽인다” 오리·서현역 이어 또 칼부림 예고

3일 올라온 지하철역 흉기 난동 예고 글 두 건. 왼쪽은 서울 잠실역, 오른쪽은 경기도 오리역을 범행 장소로 지목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3일 경기도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 비슷한 범죄가 발생한 가운데 온라인에서 칼부림 살인 예고글이 잇따라 게시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 잠실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이날 오후 7시2분쯤 ‘내일(4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 줄일 거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과연 너 따위가 나의 칼부림을 막을 수 있을까”라고 적기도 했다.

해당 글을 접한 한 네티즌은 이를 캡처해 오후 7시46분 “인터넷에 잠실역에서 살인하겠다는 예고글을 발견해 제보합니다”라며 112에 문자 신고를 했다. 칼부림 예고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 최모(23)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텔레그렘에는 이날 오후 6시42분쯤 ‘오리역 살인 예고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흉기 사진과 함께 “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10시 사이에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하겠다.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경찰도 죽이겠다. 오리역인 이유는 전 여자친구가 그 근처에 살기 때문이다. 너가 아는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서현역에서 또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도 있었다. 게시자는 흉기 사진을 첨부한 뒤 “서현역 금요일 한남(한국 남자)들 20명 찌르러 간다”고 적었다. 오리역과 서현역 범죄 예고 두 건에 대해서는 경기남부경찰청에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경찰은 오리역과 서현역 일대에 기동대 및 순찰차와 형사기동대 차량을 배치하는 한편 글 게시자 추적에 착수했다.

칼부림 살인 예고글은 지난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과 온라인 흉기 구매 화면 캡처를 올린 20대 남성 이모씨는 지난 2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지난달 25일 “신림역 일대에서 여성을 강간·살인하겠다”는 글을 올린 30대 남성도 협박 혐의로 입건됐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부근 묻지마 흉기 난동 발생 현장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은 신림역 사건 이후 13일 만에 일어났다. 3일 오후 5시59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배달업 종사자인 피의자 최모(22)씨가 차량을 몰고 행인들을 친 뒤 백화점 1·2층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현재까지 부상자는 총 14명으로 파악됐는데 차량에 치여 다친 피해자가 5명, 흉기에 찔려 다친 피해자는 9명이다. 14명 중 12명이 중상자로 분류됐고, 교통사고 피해자 중 한 명인 60대 여성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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