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한국 학생과 함께하는 마스터클래스 기대”

장지영 2023. 8. 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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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콘서트홀의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에 최다 출연
음악 학습 앱 출시 등 음악교육에 남다른 열정 드러내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c)John Mac

대만계 호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34)에게는 ‘21세기형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예후디 메뉴힌 콩쿠르(2008)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2009) 우승 이후 세계적인 비르투오소(뛰어난 기량을 가진 연주자)로서 공연과 음반 녹음을 하는 한편 온라인 기반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스타 연주자지만 첸은 보수적인 클래식계에서 누구보다 빨리 소셜 미디어를 활용했다. 2014년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바이올린 연주와 관련한 코믹한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그는 현재 좀 더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음악교육에 열정이 많은 그는 연주자들이 연주 영상을 올리고 피드백을 받는 음악 학습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개발자와 함께 처음 선보인 것은 유명 음악가에게 연주를 배우는 마스터 클래스 중심의 ‘포켓 콘서바토리’ 앱으로 117개국에서 바로 3500명의 사용자(대기자 명단에 또 다른 4000명 포함)를 끌어모았다. 이후 2022년 ‘토닉’으로 브랜드를 변경하고 마스터 클래스를 넘어 악기를 연주하는 누구나 서로의 연주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격려하는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한국에도 팬이 많은 그는 2010년 첫 내한 이후 종종 한국 무대에 서고 있다. 지난 1년 사이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의 듀오 무대,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두 차례나 한국 투어를 했던 그가 오는 11~20일 열리는 롯데콘서트홀의 여름 클래식 페스티벌 ‘클래식 레볼루션’에도 출연한다. 그것도 이번 축제 최다 출연자다. 11일 안드레아스 오텐잠머가 지휘하는 서울시향 공연에선 협연자로 나서는 그는 15일 체임버 뮤직 콘서트에서는 피아니스트 윤홍천,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첼리스트 한재민 등과 무대에 오른다. 이어 16일엔 아이들을 위한 바이올린 마스터 클래스도 갖는다.

그는 내한을 앞두고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독특하고 짜릿한 경험”이라면서 “한국 관객들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공연에서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클래식 음악 에티켓의 엄격한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록 콘서트처럼 활기차다. 이것이 바로 한국 공연의 마법이고, 하루빨리 다시 경험하고 싶다”고 클래식 레볼루션 참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에 클래식 레볼루션을 이끄는 클라리네티스트 겸 지휘자 안드레아스 오텐잠머와 친분이 깊다. 여러 차례 협업을 통해 쌓은 신뢰감과 음악적 경험이 그에게 한국을 다시 찾게 했다. 그는 “앤디(오텐잠머의 애칭)와는 다양한 실내악 무대에서 함께했다. 하지만 서울시향 공연은 앤디가 지휘자 역할을 맡고 내가 솔리스트 역할을 맡는 첫 번째 협업이라 매우 기대된다”면서 “앤디는 음악적 감성에 유쾌한 성격이 더해져 나를 포함한 많은 동료에게 영감을 주는 훌륭한 리더”라며 칭찬했다. 이어 15일 체임버 뮤직 콘서트에 대해서도 “오케스트라 음악과 달리 실내악은 친밀한 음악적 대화를 나누는 무대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다른 매력이 청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이번 내한에서 그가 가장 기대감을 드러내는 것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마스터클래스다.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 1기 단원 80명은 현재 국내 전문 교수진에게 배우고 있지만 오는 16일 오텐잠머와 첸의 특별 마스터 클래스를 받게 된다. 그는 “한국 학생들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다. 다만 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단순히 테크닉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음악에 대한 평생의 사랑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음악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가상 마스터 클래스 ‘Play with Ray’ 경연대회 개최를 비롯해 최근 전 세계 음악가 커뮤니티와 연습을 공유하는 ‘토닉’ 앱 출시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했다.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공연과 함께 교육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악기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전공하든 그렇지 않든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악기를 마스터하기 위해 연습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음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훈련과정, 표현능력,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는 평생의 선물”이라는 그는 “연습은 악기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기쁨과 열정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어디든 악기를 가지고 다닐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클래식 음악 외에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 게임즈의 자문을 맡는가 하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아케인’의 음악과 바이올린 케이스 브랜드 ‘게바’ 디자인에 참여하는 등 활동반경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그는 “내 성공의 척도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거나 명성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힘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열망은 내 모든 활동의 원동력”이라면서 “공연이나 음악교육 앱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길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묶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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