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금리 언제 떨어지나"...기존 대출자 금리 10년만에 최고치 찍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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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만 해도 '2분기에는 금리가 내려가겠지'라고 생각했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 대출자들의 기대는 현실과 달랐다.
은행에서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에 발행하는 은행채 금리가 지난 5월 이후부터 올랐기 때문이다.
꺾이는 듯 보였던 금리가 다시 고개를 든 건 은행들이 대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시장에서 발행하는 은행채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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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아
금융당국 올해 2분기 금리 하락 예상했지만
5월부터 시장 금리 올라가며 예상 빗나가
"신규 대출금리는 하락하는 추세이며 잔액 기준 금리 상승세도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신규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잔액 기준에 반영되는데 일정 기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잔액 기준 금리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2분기 중 하향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4일 금융감독원 설명회)
올해 초만 해도 '2분기에는 금리가 내려가겠지'라고 생각했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 대출자들의 기대는 현실과 달랐다. 은행에서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에 발행하는 은행채 금리가 지난 5월 이후부터 올랐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 방향에 따라 대출자들의 근심이 다시 깊어질 수 있다.
내릴 줄 알았던 금리, 왜 안 꺾였나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 기준 금리는 4.21%였다. 2013년 6월(4.2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잔액 기준 금리는 기존 대출자들이 적용받는 금리를 의미한다. 2021년 6월 2.64%까지 내려갔다가 2년 만에 빠른 속도로 올라왔다. 지난 2분기에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떨어질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신용대출의 잔액 기준 금리는 미미하게 내려가긴 했으나 여전히 6%를 넘는다. 6월 기준 6.35%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6%대에 진입한 이후 계속 이 선에 머물러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은행권 대출금리는 뚜렷한 하락세를 그렸었다"며 "기준금리가 동결된데다 금융당국이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압박하자 은행들도 금리를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꺾이는 듯 보였던 금리가 다시 고개를 든 건 은행들이 대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시장에서 발행하는 은행채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미국에서 긴축 기조를 다시 내비쳤고,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늘리면서 국내 채권가격이 하락(채권금리 상승)했다"고 했다. 지난 4월까지 시장금리가 지나치게 낮았다는 것도 지난 5월부터 다시 금리가 상승한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국고채와 은행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정상화되면서 5월부터 시장금리가 올라간 것도 시장금리 상승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하락 시기 늦게 올 수도
은행 신용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4월 중순 연저점인 3.471%까지 떨어졌다가 6월 말에는 3.84%까지 올라갔다.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52%에서 3.90%로 상승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 역시 같은 기간 3.85%에서 4.25%로 뛰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들의 경우 금리 변동 주기가 6개월에서 1년이 가장 많은데, 공교롭게 금리가 바뀌는 시점에 시장금리가 다시 올라갔다"며 "올해 상반기의 예측과 시장 상황이 다르게 움직이면서 기존 대출자들이 금리 하락을 체감 못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은 낮지만 금리 하락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예측이다. 윤석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외 시장금리가 올라갈 확률은 낮아 보이지만 미국의 고용과 경제지표 강세로 인해 금리 하락세로의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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