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기소된 트럼프, 워싱턴법원 출석...무죄 주장할 듯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법정행이다. 앞서 두 차례 형사기소 직후 보수층 결집 반사이익을 누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에서 출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20분께 기소인부절차를 밟기 위해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앞서 미 연방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패한 후 거짓으로 지지자들을 선동해 1·6 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키도록 부추겼다며 사기 모의 및 국가 기망, 선거사기 유포 등 4개 혐의로 기소했다. 이는 최대 20년 징역형까지 가능한 혐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소인부절차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검찰에 기소돼 법원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 4월에는 성추문 입막음 비용을 지급한 혐의로 뉴욕 지방법원에, 지난 6월에는 정부 기밀문서를 유출하고 불법 보관한 혐의로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했었다. 당시에도 그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마녀사냥"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번에도 머그샷(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 등의 절차는 생략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법원 출석 하루전인 전날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매우 성공적인 전직 대통령이자 차기 대선 공화당 경선 및 본선 유력 후보자에 대한 전례 없는 기소는 전 세계에 지난 3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부패와 실패에 대해 일깨워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렇게 뜨거운 성원은 이전 어떤 경우에도 없었다"면서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앞서 두 차례의 기소는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수표 밀집 등의 호재로 작용했었다. 이번 기소 또한 지지층 결집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주자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경쟁자들을 압도적으로 웃돌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번 기소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헌터 바이든 관련 혐의에서 시선을 돌리고 차기 대선 선두주자를 공격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결국 대선 가도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잇따른다. 조만간 조지아주 검찰 역시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종용한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경선 기간 선거운동과 재판을 병행해야 하는 것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기소 직후 입소스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죄를 선고받아도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자의 45%가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