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가요! vs 손이 가?

구정하 2023. 8. 4.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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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전국 이마트에서 '먹태깡(사진)'이 많은 사람을 줄 세웠다.

지난달 29~30일 이마트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먹태깡을 2만개 판매한다는 소식에 오픈 전부터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먹태깡은 지난 2021년 농심의 사내 공모전에서 대상을 탄 아이디어라고 한다.

농심은 먹태깡을 맥주 안주로 타기팅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말에 시장에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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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태깡 열풍 속 엇갈린 민심
“맛 차별화” 긍정적 평가가 우세
업계선 “최소한 1년 지나봐야”


지난 주말 전국 이마트에서 ‘먹태깡(사진)’이 많은 사람을 줄 세웠다. 지난달 29~30일 이마트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먹태깡을 2만개 판매한다는 소식에 오픈 전부터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중고거래 앱에서 먹태깡 시세는 정가의 2배가 넘는 4000~5000원선에 거래될 정도로 큰 인기다. 먹태깡이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스낵 시장의 스테디셀러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3일 농심에 따르면 먹태깡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31일까지 245만개를 달성했다. 초도물량 100만개는 출시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폭발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농심은 이달부터 먹태깡 생산량을 기존의 1.5배 수준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먹태깡의 성공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트렌드로 떠오른 포장마차의 인기를 빠르게 포착하고 반영한 덕분이다. 먹태는 종로·을지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포장마차 거리에서 20~30대가 즐겨찾는 대표 인기 메뉴 중 하나다. 특히 먹태와 함께 곁들여먹는 ‘청양마요’ 소스의 맛을 과자로 구현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평가다. 먹태깡은 지난 2021년 농심의 사내 공모전에서 대상을 탄 아이디어라고 한다.

맥주를 즐겨먹는 여름에 때맞춰 출시한 점도 한몫했다. 농심은 먹태깡을 맥주 안주로 타기팅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말에 시장에 내놨다. 실제로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먹태깡 후기를 보면 맥주와 함께 먹었다는 소비자가 대다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SNS에 아사히 맥주와 먹태깡을 먹는 사진을 ‘이렇게 같이 먹어’라는 문구와 함께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출시 초반에 SNS상에서 입소문을 탄 것이 가장 큰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SNS로 인해 신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빨라졌을 뿐 아니라, 희귀한 상품을 직접 경험하고 이를 SNS에 전시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신제품이 출시 직후 인기를 얻으면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수 없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는데, SNS의 전시 문화가 품귀 현상에 불을 지핀다. 때문에 최근 외식·식품 시장 전반에 오픈런과 품귀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관건은 먹태깡이 출시 붐에 힘입어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여부다. 현재 소비자들의 후기는 긍정적인 평가와 미온적인 평가로 양분되고 있다. ‘단짠’에 청양고추의 맛을 더한 것이 색다르다는 소비자도 있지만, 롯데제과의 ‘오잉’과 비슷해 특별하지 않다는 이들도 있다. 직접 맛을 봤던 농심 직원들조차 이 정도의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그럼에도 업계에선 먹태깡이 마니아층을 공략할 만한 차별점은 갖고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SNS를 중심으로 먹태깡 열풍이 일고 있지만 결국 식품은 ‘맛’이 성패를 좌우한다”며 “먹태깡이 ‘허니버터칩’과 ‘꼬북칩’처럼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은 지나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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