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의 돈의 세계] 결단하는 CEO들
“박태준 회장이 열심히야 했지. 하지만 현장소장이었어. 창업 결정은 박정희 대통령이 내렸어. 포스코 창업 CEO는 박 대통령이지.”
생전에 당시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이 들려준 평가다. CEO의 역할에는 상황에 따라 창업, 신사업 추가, 수성, 기존 사업 정리, 위기 타개 등이 있다. 그중 가장 많이 요구되는 것이 신사업 결정과 실행이다. CEO는 대개 두 일을 모두 수행하지만,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제철(製鐵) 진출처럼 결정하는 CEO와 실행하는 임원이 각각인 사례도 있다.
CEO 리더십의 요체는 미래 먹을거리를 잡는 데 있다. 이 임무는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간 점점 더 빠르게 뒤처진다. CEO가 새 사업을 벌이는 제2, 제3의 창업으로 계속 변신한 기업은 날로 번창한다. 숱한 과거 사례 중 하나.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원래 음파로 유정(油井)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CEO 패트릭 해거티는 최초로 휴대용 트랜지스터라디오를 개발하게 해 성공을 거둔 뒤 TI를 반도체 회사로 바꾸었다. 이어 최초의 휴대용 계산기 개발을 주도했다.
근년에는 ‘포스트 철강’ 시대를 연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취임하면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이 2019년 양극재 사업에 진출하도록 하는 등 그룹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에너지소재 부문이 급성장하면서 포스코퓨처엠의 매출은 2020년 1조5662억원에서 2022년 3조3019원으로 2년 새 2배 이상이 됐다.
한국 경제의 성장에는 버거운 실행에 도전하기로 하는 고독한 결정으로 기업을 키워온 CEO들의 공이 컸다. 오늘도 CEO 누군가는 회사 명운이 걸린 결단을 내린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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