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등급강등 여파 속 애플 실적 대기...장초반 하락세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3일(현지시간) 피치의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 국채금리 움직임, 기업 실적 발표 등을 주시하면서 장 초반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과 아마존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이날 오전 10시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99.78포인트(0.28%) 떨어진 3만5182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5.82포인트(0.35%) 내린 4497선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25포인트(0.1%) 하락한 1만3959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에너지, 임의소비재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하락세다. 특히 부동산주가 2%이상 떨어졌다. 반도체기업 퀄컴은 예상을 밑도는 매출과 가이던스로 전장 대비 10%가까이 내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페이팔 역시 전날 장 마감후 공개한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11% 내려앉았다. 모더나는 2분기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백신 관련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조정하면서 3%이상 상승 중이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과 아마존은 약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전날에 이어 피치의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시장에 미치는 여파와 기업 실적, 경제지표 등을 주시하고 있다. 피치의 강등 결정 이후 전날 아시아증시, 유럽증시, 뉴욕증시는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주요 국제신용평가사가 미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은 2011년 S&P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도 장 초반부터 약세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이상 올라 16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월가에서는 이번 강등 결정이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날 하락세 또한 최근 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조정 성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스트레테가스의 크리스 베론은 CNBC에 "지난 몇주간 모멘텀이 조용히 약화하고 있었고, 몇주 전부터 조정이 감지되는 동기가 됐다"면서 "경험에 비춰볼때 이러한 조정은 보통 3단계 과정 하락-미온적인 랠리-재하락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해 "사람들이 걱정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이게(국채) 그 중 하나"라고 여파를 일축했다. 그는 "버크셔는 지난주 월요일에 미 국채 100억달러치를 사들였다. 이번주 월요일에도 100억달러치를 매입했다"면서 이제 다음주 월요일에 미 3개월 만기 국채와 6개월 만기 국채 중 어느 것을 100억달러어치 매입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미 국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이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또한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시장이 결정한다. 평가기관이 아니다"라고 미국 국채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기업 실적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상장기업의 79%가량이 실적을 공개했으며 이 가운데 82%가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주요 빅테크의 실적시즌은 이날 애플, 아마존으로 마무리된다. 이들 기업의 실적은 뉴욕증시 흐름을 이끄는 주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에도 구글 알파벳, 메타플랫폼 등이 공개한 호실적이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었다. 현재 시장에서는 애플이 2분기 매출 817억7000만달러, 주당순이익 1.19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둘 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둔화한 수준이다. 아마존의 경우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작년보다 증가해 각각 1314억5000만달러, 0.3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다시 증가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23~2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7000건으로 전주 대비 6000건 늘었다. 다만 과거 추세와 비교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최근 대형 트럭운송업체 옐로우가 영업을 중단하고 파산 수순에 돌입하면서 향후 이 수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미국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53.9)은 물론, 월가 전망치(53.3)도 하회한다. S&P글로벌의 7월 서비스 PMI 기업활동지수 역시 52.3으로 전망치(52.4)를 소폭 하회했다. 다만 이는 모두 업황의 확장과 수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은 상회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슨(Chris Williamson)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역풍이 거세지면서 엔진이 꺼질 조짐도 있지만, 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미국) 경제 성장의 주요 엔진"이라고 말했다.
다음날에는 미 노동부가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앞서 공개된 ADP민간고용, 노동부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엇갈린 신호를 줬던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고용보고서에 한층 더 쏠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7월 비농업부문의 신규 고용이 20만명 안팎 늘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둔화세를 나타낼 경우 최근 시장에 확산한 조기 긴축 기대감이 강화될 수 있다. 반면 시장 예상을 웃돌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을 둘러싼 경계감이 재차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최근 연착륙 기대감에 힘입은 9월 금리 동결 관측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오전 Fed가 차기 회의인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2%이상 반영하고 있다. 연말까지 동결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손꼽힌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피치의 미 신용등급 강등 소식을 소화하며 4.18%선까지 뛰었다. 재무부의 3분기 국채발행계획까지 맞물려 장기물 국채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8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보합권인 102.5선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증시는 하락세다. 독일 DAX지수는 1.02% 내린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CAC지수는 0.96%, 영국 FTSE지수는 0.67% 하락 중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벤츠 전기차 화재…"배터리 중국산 아닌데?" - 아시아경제
- "범죄증거 있으니 당장 연락바람"…대구 기초의원들 딥페이크 협박피해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