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죄인가?…신림동 사건 이후 또 ‘묻지마 칼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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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 번화가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경기도 성남 서현역 인근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신림동 사건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거나 자극제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선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면 관심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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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많은 장소·시간 골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공격
인근 오리역서 범행 예고글 올라와
서울 신림동 번화가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경기도 성남 서현역 인근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시민 왕래가 많은 곳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무차별적 범행이라는 점에서 모방 범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림동 사건 이후 ‘살인 예고’ 글이 온라인상에 잇따라 오르는 등 유사한 범죄 발생 가능성이 커지더니 결국 현실화한 것이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무렵 수인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에서 20대 초반 최모씨가 차량을 돌진해 행인들을 들이받고 흉기를 휘둘러 14명을 다치게 했다. 조선(33)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대낮에 흉기 난동을 벌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한 지 13일 만의 일이다.
이날 서현역 난동은 조선의 범행과 여러 면에서 닮아있다. 조선과 최씨 모두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인근을 범행 장소로 골랐다. 각각 오후 2시와 6시로 비교적 유동 인구가 많았을 때를 범행 시간대로 고른 점, 일면식 없는 타인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 역시 유사하다.
전문가들은 최씨가 조선 행각에 영향을 받아 범행을 결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 역시 범행 전 홍콩 쇼핑몰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을 찾아봤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신림동 사건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거나 자극제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선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면 관심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드러난 범행 동기 등에선 다소 차이가 있다. 조선은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범행에 나섰다고 진술했지만, 최씨는 ‘누군가 나를 청부살인하려 했다’ 등의 피해망상적 사고를 드러내는 발언을 했다. 조선이 젊은 남성만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과 달리 최씨는 나이와 성별 구분 없이 공격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 계획이 새롭게 생겼다기보단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이 신림동 사건으로 커진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모방 범죄는 아니다”라며 “피해망상이 있는 게 맞는다면 정신적 문제로 인해 무차별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 교수는 “신림동 사건 이후 범행 예고 글만 10건이 올라왔는데 그것이 현실로 실행될 때까지 치안 공백이 있었던 것”이라며 “재범자 관리나 도보 순찰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번 범행 장소와 인접한 오리역에서도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이 텔레그램 채팅방에 올라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문제의 글은 ‘4일 오후 6~10시 오리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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