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어떻게 진화할까? ‘저비용 고효율’ sLLM 시대 온다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윤혜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4@mk.co.kr) 2023. 8. 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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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서 상용화로 중심 이동

전문가들은 sLLM(소형 대규모 언어 모델) 시대가 올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sLLM은 매개변수가 비교적 적게 투입되는 만큼 비용도 덜 드는 소형 언어 모델이다. 갈수록 전문 산업 분야별 맞춤형 AI로 시장이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미 그에 맞게 진화하고 있는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매경이코노미 창간 44주년 ‘초거대 AI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윤관식 기자)
AGI·임보디드 등 키워드 다양

분야별 맞춤 AI로 시장 진화 전망

AI 시장 미래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범용인공지능(AGI), 임보디드(Embodied) AI, 빅블러(Big Blur), sLLM 등 수많은 키워드가 언급된다.

AGI는 특정 분야뿐 아니라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AI가 스스로 추론하고 성장하는 단계를 말한다. 영화 아이언맨의 비서 ‘자비스’처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AI인 셈이다.

활용 범위가 넓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이미 AGI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당장 경쟁에서 밀리면 디지털·경제·문화 모든 분야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만약 AGI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면 다른 나라 AI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결국 데이터 유출 등 보안 위협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AI 기술력은 핵무기급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주도권을 쥘 수 있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력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AGI는 대규모 투자와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AGI 시대가 도래하면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표한다. 이로 인해 악의적인 사용 방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 센터장은 “AI를 안전하지 않은 방향으로 사용할 때 인간 지배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AI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이를 명시하도록 하는 등 악의적인 사용을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보디드 AI 역시 AI 산업 전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다. 신체를 통해 학습한 AI를 뜻한다. 인간은 오감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환경에 맞춰 적절히 적용한다. 반면 AI는 텍스트나 사진 등의 데이터를 통해 지식을 얻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자연스럽게 장기적으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AI 산업이 진화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속속 나온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인간과 AI의 가장 큰 차이는 ‘신체 유무’다. 인간은 오감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 반면 AI는 데이터에 의존한다. AI가 지식은 충분하지만 지혜가 부족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되는 ‘빅블러’ 역시 AI 시장의 화두다. 빅블러는 빠른 변화로 인해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 사이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이다. 최근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뜻하는 ‘금산분리’ 경계가 흐릿해지는 현상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가 오히려 각 분야별 맞춤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과 달리 시간과 비용이 모두 적게 드는 sLLM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능 범용은 아니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높은 수준의 생성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미 시장에서 sLLM 경쟁은 시작된 모양새다. 국내에서도 여러 스타트업이 각 분야에 특화된 sLLM 모델 개발에 나섰다. 포티투마루의 ‘LLM42’, 스캐터랩의 ‘핑퐁1’ 등이다.

포티투마루 LLM42는 기계 독해 기술에 특화된 AI다. 포티투마루는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기계 독해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기계 독해 기술이란 AI가 글을 읽고 질문하거나 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엔지니어링·금융·법률·헬스케어 등 해당 분야에 정통한 AI 모델을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커터랩의 핑퐁1은 사회적인 상호작용이 두루 가능한 AI다. 신속한 미세조정인 파인튜닝에 유리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모델을 추가 학습시켜 성능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만 전문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스페셜리스트 AI’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AI 산업 성장은 인간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전문 분야별 특화된 형태로 AI가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기업 존립 위협하는 환각 문제 해결이 우선”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대부분 전문가들이 AI 산업의 과제로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꼽는다. 잘못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전달하는 오류다. 환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AI가 전문 분야에 맞게 진화한다고 해도 기업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잘못된 정보를 학습한 AI의 결과물에는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티투마루가 최근 선보인 ‘LLM42’는 환각 문제를 상당 부분 개선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99% 이상의 정확도로 검증된 통합 QA(Question Answering) 엔진을 탑재해 환각 현상을 제거했다. 이 모델을 완성시킨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를 만나 AI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Q. sLLM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A. LMM에 비해 매개변수와 비용 등이 모두 적게 투입되는 소형 대규모 언어 모델이다. 챗GPT와 같은 LLM은 범용적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에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든다. 그러나 막상 업무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깊이 파헤치면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 반면 산업용 AI는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만 잘 알고 있으면 된다. 기업에 필요한 기능만 설계한 경량화 버전이기 때문에 개발·운영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Q. AI 산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까.

A. 전문 산업 분야별로 특화된 맞춤형 AI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AGI 등 범용인공지능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상용화까지 20~30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각 기업은 해당 분야에만 정통한 전문 AI가 필요하다. 반드시 모든 것을 갖출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이유로 그동안 AI 기술 발전이 연구·개발(R&D)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 모델을 상용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과정에서 산업별로 특화된 AI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Q. 현재 AI 산업이 직면한 과제는 무엇인가.

A. 환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업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의사 결정은 기업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포티투마루 역시 LLM42를 개발하며 환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가장 신경 썼다.

Q. 그렇다면 어떻게 환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A. 현재로서는 환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LLM·sLLM을 고도화하거나 다른 AI 기술과 융합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다. 현재 기업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환각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어떤 방법이 더 적합한지는 향후 상용 솔루션의 품질과 성능이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0호 (2023.08.02~2023.08.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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