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덜미 잡은 한국… 조소현 월드컵 사상 첫 전반전 선제골

이누리 2023. 8. 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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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강호 독일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3일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독일과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1대 1로 비겼다.

한국이 기록한 여자 월드컵 최초의 전반전 선제골이자, 148번째 A매치에 출전한 조소현의 월드컵 개인 통산 2번째 득점이었다.

예상치 못한 한국의 선제골에 당황한 독일은 쉽사리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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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현이 3일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독일과의 3차전에서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전반전에 선제골을 뽑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강호 독일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전반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새 역사를 썼지만 아쉽게 리드를 지키진 못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3일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독일과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1대 1로 비겼다.

애초에 승패보다는 실점을 최소화하고 ‘무득점’ 오명을 벗는 것이 이날 경기의 현실적인 목표였다. 그러나 대표팀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이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투혼을 발휘한 끝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단 한번도 탈락해본 적 없는 독일의 덜미를 잡았다.

젊은 피를 수혈한 효과가 컸다. 이날 깜짝 선발로 출전 기회를 얻은 케이시 유진 페어(16·PDA)와 천가람(21·화천 KSPO)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독일 진영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페어는 전반 2분 만에 문전까지 달려나가 골키퍼 1대1 찬스를 만들어냈고, 천가람은 눈에 띄는 활동량으로 공수 전반에서 활약해 한국에 유리한 흐름을 가져왔다.

그토록 기다렸던 첫 득점은 토트넘 출신 베테랑 조소현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6분 이영주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조소현은 오른발 땅볼슛으로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이 기록한 여자 월드컵 최초의 전반전 선제골이자, 148번째 A매치에 출전한 조소현의 월드컵 개인 통산 2번째 득점이었다.

예상치 못한 한국의 선제골에 당황한 독일은 쉽사리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로 골문 앞 찬스를 여러 차례 이끌어냈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번번이 시도에 그쳤다.

한국은 전반전이 끝나갈 때까지 잘 버텼지만 결국 경계 대상 1호로 꼽혔던 주장 알렉산드라 포프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반 41분 포프는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후반전 들어선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다는 듯 공격에 비중을 둔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벨 감독은 전반전과 달리 수비진을 네 명으로 줄이고 미드필더를 전진 배치했다. 제 몫을 다한 천가람과 페어를 빼고 골잡이 박은선(서울시청)을 투입해 역습을 노리기도 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후반 10분엔 동점골을 넣었던 포프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추가시간 5분 박스 안쪽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지만 키커 박은선의 슈팅이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 경기를 끝으로 한국은 1무 2패,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비록 목표였던 월드컵 16강 진출엔 실패했으나 강호 독일을 상대로 잘 싸웠다. 같은날 열린 모로코-콜롬비아전에선 모로코가 콜롬비아를 꺾는 또 다른 이변이 일어났고, 그 결과 독일의 16강행은 좌절됐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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