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도 폭염도 막지 못한 네이마르-이강인의 '브로맨스 쇼'
한낮에 섭씨 34도까지 치솟은 폭염도 네이마르(31)와 이강인(22·이상 파리생제르맹)이 선보인 '축구 쇼'를 막지 못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강호 파리생제르맹(이하 PSG)은 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현대와의 친선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PSG 수퍼스타 네이마르가 2골1도움으로 3개의 공격 포인트를 독식했다. 이강인은 후반 교체 투입돼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9일 PSG에 입단한 이강인은 지난달 22일 르아브르전에서 오른쪽 다리 근육을 다쳤다. 이후 PSG가 일본에서 진행한 프리시즌 투어 3경기를 모두 결장했다. 경기장을 찾은 4만3000여 팬들은 두 '축구 천재'의 플레이에 매료돼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네이마르는 정해진 포지션 없이 프리롤을 소화했다. 양 측면 공격부터 최전방까지 공격 지역을 자유롭게 누볐다. 동료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주다가도 빈틈이 보이면 직접 화려한 개인기를 펼치며 파고들어 전북 수비진을 헤집었다. 공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네이마르가 있었다. '원맨쇼'의 하이라이트는 전반 40분이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뒤 환상적인 드래그백 페인팅(발바닥으로 공을 뒤로 긁었다 다시 앞으로 보내는 기술)으로 수비수 넷을 속이고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북전은 지난 3월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회복 훈련에만 집중하던 네이마르의 복귀 무대였다. 방한 직전 치른 일본 투어 3경기를 포함해 프리시즌 네 경기에 모두 결장했지만, 한국 팬들 앞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여전한 기량을 입증했다. 네이마르의 화려한 플레이가 이어질 때마다 관중석이 뜨거운 탄성으로 물들었다.
네이마르는 한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6월 브라질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내한해 A매치 평가전(5-1 브라질 승)을 치른 게 계기가 됐다. 당시 경기 하루 전 발 부상을 당해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선발 출전해 두 골을 터뜨렸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동료들과 남산타워, 에버랜드, 강남 클럽을 방문하며 K컬처를 맘껏 즐기는 모습도 매력적이었다. 항상 웃으며 팬들을 대하는 그에게 '마르형'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전북은 후반 들어 백승호, 송민규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후반 23분 이강인이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다시금 PSG 쪽으로 넘어갔다. '이강인'을 외치는 팬들의 환호성에 경기장은 떠나갈 듯했다. 이강인은 전방에서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네이마르의 공격력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 후반 38분 파비안 루이스의 침투 패스를 받은 네이마르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추가 골을 만들었다.
이강인은 네이마르와 하이파이브 후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네이마르는 후반 43분 마르코 아센시오의 쐐기 골도 어시스트 했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이강인은 공 터치 횟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팀 플레이에 녹아들었다. 이강인은 "팀 동료들과 한국에서 경기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면서 "매 순간 매 경기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가수 지드래곤, 배우 정유미, 손나은 등 연예계 스타들도 관중석에 자리를 잡고 한여름 밤의 축구 축제를 즐겼다.
부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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