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처럼 보안관리" 서울시립대 단톡방 성희롱에 '입단속'까지
서울시립대 한 동아리 채팅방에서 일부 학생들이 같은 부원인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가해자 중엔 동아리 집행부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동아리 해체를 검토하는 등 징계 조치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시의회 박강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립대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학내 스포츠 동아리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부원 3명이 매니저 등 다른 부원을 상대로 다수의 성희롱성 발언을 주고받았다.
학교 측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피해자는 6명 이상이며 이 같은 성희롱성 발언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 말까지 이어졌다.
사건은 피해자들이 지난달 27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고발하는 글을 올리며 공론화됐다. 게시물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채팅방에서 “XXX이 지 골반 좋은 거 이용한다니까” “그X 니가 처리 좀 해” 등 성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또 피해자들 사진을 무단으로 공유한 뒤 모욕성 발언을 하면서 “버닝썬처럼 보안 관리 잘하자”며 입단속까지 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2일 동대문경찰서에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가해 남학생 3명을 지목해 이들을 처벌해 달라고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가해 남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에 “죄송해서 얼굴을 들 수 없다”며 자필 사과문을 게시했다.
학교 측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현재 교내 인권센터에서 가해자들의 동아리 활동을 중지하고 피해자들에 연락 및 접근금지 조치를 내렸다”며 “교내 인권센터는 오는 9일쯤 1차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번 사건의 조사 방향이나 조사 주체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아리 연합회 회칙에 따르면 집행부가 포함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이는 동아리 해체 사유에 해당한다고 한다. 박강산 의원실 관계자는 “동아리를 이끄는 집행부에서 가해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 동아리가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대학가에서 반복된 카톡방 언어 성폭력의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이 모두 땜질 처방 아니었나 싶다”며 “특단의 조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민·나운채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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