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서현역 칼부림범, 배달업 종사 22세男…"60대 여성 위독"

윤정민, 최모란, 손성배 2023. 8. 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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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 있는 쇼핑몰에서 한 남성이 차량을 몰고 행인들을 덮친 뒤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4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 남성을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부상자 중 1명은 위독한 상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최모(22)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상자는 14명으로 파악됐다. 손성배 기자


경기남부경찰청과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5시 59분쯤 서현역에서 차량 한 대가 인도를 넘어 쇼핑몰 안쪽으로 돌진하고, (누군가) 흉기로 사람들을 찔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비슷한 시각 119에도 “남자가 사람을 찌르고 다닌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6시 5분 사건 현장에서 피의자인 최모(22)씨를 검거했다. 배달업 종사자인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횡설수설하며 “불상의 집단이 나를 청부살인하려 해서 범행을 벌였다”는 등 피해망상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 투약 간이검사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조현병 등 정신병력을 파악하고, 마약 투약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할 예정이다. 범행동기와 경위도 파악 중이다”라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최모(22)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상자는 14명으로 파악됐다. 사건 현장에서 시민들이 부상자들에게 CPR을 하는 모습. 손성배 기자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부상자는 총 14명으로 파악됐다. 차량에 치어 다친 피해자가 5명, 흉기로 인한 피해자는 9명이다. 사망자는 없지만 부상자 중 12명이 중상을 입었고, 차량에 부딪친 6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위독한 상태다. 또 20대 여성 한명도 긴급 수술을 받았다. 부상자들은 인근 아주대병원 등 8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최모(22)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상자는 14명으로 파악됐다. 서현역 근처엔 최씨가 범행에 사용한 차량이 남아있다. 손성배 기자


사견을 목격한 이모(20대)씨는 “6시 조금 넘어서 지하철을 타려는데 6번 출구와 서현역 시계탑 사이에서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렸다. 남자가 칼 들고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너무 무서워서 ‘나가세요, 나가세요’ 소리 지르며 도망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쇼핑몰 직원 40대 이모씨는 “범인은 못봤고, 3명이 바닥에 쓰러져 있던 걸 봤다. 사람들이 맨손이나 휴지 뭉치를 가지고 지혈을 했다. 부상자 중에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여성도 있어서 남성 둘이 양쪽에서 지혈했다. (다친 사람들은) 얼굴이 창백하고 핏기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쇼핑몰 내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던 A씨는 “손님들이 막 뛰어서 도망쳐 나왔다”고 했고, 1층 로비에서 의류를 판매하고 있던 B씨는 “(범인이) 막 뛰어다니면서 사람들을 때리는 줄 알았다. 흉기를 들고 그러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최모(22)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상자는 14명으로 파악됐다. 사건 현장에서 시민들이 부상자들에게 CPR을 하는 모습. 손성배 기자


온라인상에도 사건 목격담이 이어졌다. 해당 차량 운전자가 검은 옷을 입은 젊은 남성이며, 차량으로 사람들을 친 뒤 도주하는 과정에서 흉기로 난동을 부려 여러 사람에게 부상을 입혔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는 “서현역 AK플라자 난리 났다. 차가 인도로 막 달려서 AK플라자로 돌진해서 사람이 너무 많이 다쳤다. 2층 출구 있는 쪽에 인도로 (차가) 올라타더니 백화점까지 들어갔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지역 카페에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쇼핑몰에서 승합차로 사람을 치고 도망가면서 칼부림을 한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또 한 인터넷 카페엔 “서현역 사건을 목격했다. AK플라자로 가는 인도 위를 봉고차가 지나갔는데 차에 치여서 4명 정도가 다쳤다. 범인은 젊은 남성이고 검정 후드티를 입었다. 도주하다가 인근 아파트 앞에서 잡힌 걸 봤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와 함께 바닥에 혈흔이 묻은 사진 여러 장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고, 사건 당시 상황을 시민들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도 SNS 등을 통해 퍼졌다.

서현역 일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역 AK백화점에서 경찰이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쯤 최모씨가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인도로 돌진 후 차량에서 내려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14명의 시민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뉴스1


앞서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도 이와 비슷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조선(33)으로, 길가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건 발생 2시간 후인 오후 8시 경찰청에서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열고 신림동 사건을 언급하며 “이른바 ‘묻지 마 범죄’, 이상 동기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극도로 높은 상황에서 유사성 있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전의 범죄와 궤를 달리하는 사실상 ‘테러행위’와도 같다”며 “즉각적이고 집중적인 경찰력 투입으로 이상 동기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을 불식시키고, 다중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경찰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지시했다.

윤정민ㆍ최모란ㆍ손성배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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