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에서 '개 진찰료' 22배차…반려인들 "진료비 표준화 필요"
개 초진 진찰료가 서울 내에서 최대 22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진료 항목인데도 지역 간 또 지역 내에서 동물 병원 진료비가 큰 차이를 보였다. ‘부르는 게 값’인 동물 병원 진료비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3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개의 초진 진찰료는 전국 평균 1만840원, 입원비(중형견 기준)는 6만540원, 종합백신은 2만5991원으로 나타났다. 고양이의 경우 전국 평균 초진 진찰료는 1만889원이며, 입원비는 7만2718원, 종합백신은 3만9610원으로 집계됐다.
충남-세종 1.9배 차이…지역 내 격차도 다양
동물병원 진료비가 지역마다 들쑥날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개 초진 진찰료를 기준으로 충남 지역은 평균 1만3772원인 반면, 세종은 평균 7280원이었다. 약 1.9배 차이다. 중형견 하루 입원비는 울산이 6만7608원으로, 세종(4만5200원)의 1.5배 수준이었다. 개 종합백신은 최대 1.4배, 엑스선 검사비는 최대 1.6배 차이가 나타났다.
“규모·전문성 차이” vs “그래도 너무 제각각”
동물의료업계는 “임대료·보유 장비·직원 수 등 동물병원 규모와 사용 약품, 개별 진료에 대한 전문성 등을 고려해 진료비를 정하기 때문에 가격 편차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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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수가제 재도입 연구용역…‘시장경쟁 저해’ 우려도
이에 정부는 올해까지 반려동물 진료 항목 60개에 대해 표준화를 추진하고, 내년에는 표준화 대상 항목을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표준 진료 항목은 ‘중성화 수술’ 등 10개에 그친다. 또한 오는 10월부턴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과 관련한 정부 연구 용역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표준수가제는 199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율경쟁 유도 방침에 따라 한 차례 폐지됐던 제도인 만큼 농식품부는 재도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자칫 평균 진료비가 ‘상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표준수가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며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찰료·입원비 등 지역별 공개…개·고양이도 구분
이날 공개된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공개시스템은 지난 1월부터 수의사 2명 이상이 근무하는 동물병원의 경우 진료비를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바뀌면서 마련됐다. 내년 1월엔 의무 게시 대상이 수의사 1인 이상 동물병원으로 확대되는 만큼 조사 대상도 늘어난다.
공개 대상 진료비 항목은 진찰(초진·재진), 상담, 입원, 백신접종(5종), 검사(엑스선·전혈구) 등 총 11개다. 전국·시도·시군구 단위별로 최저·최고·평균·중간 비용이 공개된다. 다만 병원별 세부 진료비 내역은 시스템에선 확인할 수 없다. 김세진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장은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반려인이 진료비 현황을 참고해 합리적으로 병원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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