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과 사이렌 울리지 않는 곳에서 사흘만 지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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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과 공습 사이렌이 울리지 않는 곳에서 사흘만 지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더군요."
김상칠 폴란드 선교사는 러시아와의 전쟁이 한창인 최전방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 목회자들에게서 직접 들은 말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해 2월 말 전쟁 직후부터 우크라와 접경 지역인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난민 사역을 펼쳐온 김 선교사는 3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전쟁 장기화로 고통받는 우크라 난민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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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사역 펼치는 김상칠 선교사
“폭격과 공습 사이렌이 울리지 않는 곳에서 사흘만 지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더군요.”
김상칠 폴란드 선교사는 러시아와의 전쟁이 한창인 최전방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 목회자들에게서 직접 들은 말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해 2월 말 전쟁 직후부터 우크라와 접경 지역인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난민 사역을 펼쳐온 김 선교사는 3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전쟁 장기화로 고통받는 우크라 난민 상황을 전했다. 우크라 키예프를 중심으로 한 서쪽 지역은 그나마 전쟁의 직접적 영향을 덜 받지만, 하리코프와 돈바스 지역은 1년 넘게 치열한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김 선교사는 “키예프 등 서쪽 지역에 전선이 확산하지 않은 것을 본 난민들이 6개월 전부터 귀국을 많이 했다”며 “폴란드 국경에서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는 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폴란드 거주지와 고향 집을 오가며 산다”고 전했다.
200여만명의 우크라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한 폴란드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폴란드는 난민들에게 지원금을 주고 난민 우선 채용 정책으로 일자리도 공급해왔다. 주택에 여유 있는 사람들은 이윤을 포기하고 이들을 위해 호텔과 집 등을 내어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김 선교사는 “난민들로 인해 발생하는 폴란드인의 역차별에 대한 반감이 있다. 난민을 향한 동정심에서 적개심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폴란드와 우크라 사이에 있는 벨라루스와 연합해 힘을 키우는 과정에서 폴란드가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시민들도 전쟁 확산에 대해 불안해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에 대한 관심이 이전만 못 하면서 난민지원소가 폐쇄되는 상황도 전했다. 김 선교사는 “지난 1년 반 동안 난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고 인근 난민지원소를 지원하는 사역을 50여 차례 진행했다”며 “일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교회의 지속적 관심으로 필요한 부분을 감당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우크라에 관한 관심이 이전만 못 한 것은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 관심이 식으면서 많은 난민지원소가 폐쇄됐다”며 “그나마 용기 있는 젊은이들은 대륙을 건너 북미로 많이 떠났다. 오갈 데 없는 난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김 선교사는 지난달 초 제14차 한·폴 목회자아카데미를 열었다. 우크라 교회 지도자 120여명을 초대해 현지에서 생명을 걸고 사역하는 목회자들과 디아스포라 사역자들의 어려움을 들으며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김 선교사는 한국교회에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선교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 “식량을 주기보다 빵 공장을 세워 복음의 빵을 제공하고 전쟁의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상담 치료 등이 우선으로 필요합니다. 난민에 대한 동정심보다 ‘힘들어하는 동료’로 이들을 받아주는 것도 받아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내미는 빵에 사랑과 깊은 이해를 담았으면 합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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