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한국선 출시 안하나요"…현대차 싼타크루즈 타보니

우수연 2023. 8. 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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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 지금처럼 대세가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픽업트럭도 마찬가지죠. 지금은 미미하더라도 몇 년 후엔 대세가 될 수 있어요."

현대자동차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2021년 6월 출시했습니다.

현대차에서는 싼타크루즈는 북미 전략 차종으로 출시된 차량이라 아직까지 국내에 들여올 계획은 없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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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북미 전략형 차종,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SUV+픽업트럭 합친 SAV…귀엽고 매끈한 디자인
뒷좌석 넓고 적재함 공간 충분…편안하고 부드러운 주행감
美2030 소비자 인기 좋아…국내 출시는 미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 지금처럼 대세가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픽업트럭도 마찬가지죠. 지금은 미미하더라도 몇 년 후엔 대세가 될 수 있어요."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연 3만대 정도로 작은 시장입니다. 한 해 국내에서 팔리는 국산 승용차가 연 100만대 내외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미미한 수준이죠. 하지만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 대륙에선 얘기가 다릅니다. 야외 활동이 많은데다 집을 직접 수리하는 트렌드가 정착된 미국에서 픽업트럭은 대세 중의 대세죠.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포드의 픽업트럭 F시리즈였습니다. 무려 41년 연속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를 놓치지 않은 차종이죠.

현대차 북미 전략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현대자동차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2021년 6월 출시했습니다. 출시 약 2년 만에 벌써 6만대 넘게 팔렸다고 하네요. 최근 차박, 서핑, 캠핑 등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되는 국내에서도 싼타크루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싼타크루즈의 국내 출시를 바라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국내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현대차의 해외 전략 차종.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가솔린 2.5 터보 모델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직접 시승해봤습니다. 시승 구간은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한 리조트에서 남베 폭포까지 왕복 74km 구간입니다.

▲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직접 보니 어떻던가요?

-일단 외관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미국 픽업트럭을 보다가 싼타크루즈를 보니 아기자기한 느낌이에요. 싼타크루즈는 정통 픽업트럭이라기보다는 '스포츠 어드벤처 차량(SAV)'이라는 새로운 길을 택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준중형 SUV 투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전면부는 거의 투싼의 디자인과 유사합니다. 거대한 항공모함 같은 픽업트럭이 아니라 매끈하고 콤팩트한 픽업트럭이라는 콘셉트를 택한 거죠. 실제로 미국 20~30대들의 생애 첫차로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현대차 싼타크루즈 측면부

싼타크루즈 디자인의 특징은 옆모습을 봐야 한눈에 들어옵니다. 옆쪽에서 보면 자동차를 지탱하는 기둥(A필러·C필러)이 통상적인 픽업트럭보다는 좀 더 비스듬하게 누워있어요. 덕분에 차량이 스포티해 보이고 실제 뒷자리에 탔을 때 공간도 확보됩니다. 다른 픽업트럭은 뒷자리에 탔을 때 등받이가 거의 90도로 꺾여있는 느낌이었거든요. 앉았을 때 매우 불편했죠. 하지만 싼타크루즈는 뒷자리도 상대적으로 편안했어요. 픽업트럭이 아니라 작은 SUV 뒷자리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후면부에는 수평으로 T자 형태의 시그니처 조명을 달았는데요. 이 조명이 시각적으로 차체가 확장돼 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픽업트럭엔 무엇보다도 적재함이 중요한데요. 싼타크루즈 카고 베드 길이는 테일게이트를 열었을 때 1899mm(74.8인치), 최대 적재용량은 590kg입니다. 서프보드나 아웃도어 용품을 넉넉하게 실을 수 있을 정도죠. 적재함 아래는 숨겨진 별도의 수납공간도 있어요. 뒷범퍼에는 발판이 있어 적재함으로 올라가기도 쉽고요. 차에서 내린 상태에서도 슬라이드 형태의 뚜껑을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끈을 연결해 놓는 등 다양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싼타크루즈 적재함

▲주행 성능은 어떤가요?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보통 픽업트럭에 상상하는 힘있는 파워트레인의 느낌은 아니었어요. 싼타크루즈의 귀여운 외모에 맞는 엔진 성능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제가 탄 가솔린 2.5 터보 모델은 사륜구동으로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f·m의 힘을 내는 차였습니다. 현대차의 상시 사륜구동 기능인 HTRAC이 적용돼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싼타크루즈는 밟았을 때 묵직하거나 강력한 힘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편안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이라고 설명해야 맞을 것 같아요. 디자인이 SUV와 픽업트럭의 중간 성격인 것처럼 승차감도 SUV와 픽업트럭의 중간 정도였습니다.

싼타크루즈 인테리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응은 어떤 것 같나요?

-현대차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미국 2030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를 보면 현대차의 강점인 각종 편의사양이 꼼꼼하게 들어가 있어요. 주차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서라운드 뷰모니터, 10.25인치의 큼지막한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 원격 테일게이트 제어 장치, 스마트폰으로 원격 시동을 거는 디지털 키 등은 미국 브랜드 동급 차종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사양이거든요. 가격도 2만6650달러(약 3455만원)부터 시작하니 충분히 경쟁력 있구요.

최근 국내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차박, 캠핑, 서핑 등 아웃도어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빨리 국내 시장에도 서둘러 들여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차에서는 싼타크루즈는 북미 전략 차종으로 출시된 차량이라 아직까지 국내에 들여올 계획은 없다고 하네요.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가 확인된다면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겠죠? 국내에서도 다양한 차종이 사랑받고 픽업트럭 시장이 활성화되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현대차 싼타크루즈 후면부

샌타페이=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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