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순익 ‘반토막’, 인텔 100억 달러 비용 감축…하반기도 쉽지 않다

이희권 2023. 8. 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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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C(노트북+데스크톱) 출하량이 지난해 4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 2월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의 모습. 뉴스1


정보기술(IT)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인텔과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대표 주자들도 잇따라 ‘우울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당장 하반기 반등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완전히 회복 때까지는 보다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는 경고음으로 인식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통신칩 분야 세계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퀄컴은 올 2분기(자체 회계연도 2023년 4~6월) 매출 84억5100만 달러(약 11조원), 순이익 18억300만 달러(약 2조34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시장 ‘역성장’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 52% 급감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퀄컴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7% 이상 급락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날 실적 발표에서 퀄컴은 ‘더 험난한 하반기’에 방점을 찍었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 감소하면서 8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결국 퀄컴은 비용 감축 카드를 꺼내들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요 절벽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세계 1위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인텔도 마찬가지다. 이미 2025년까지 총 100억 달러(약 12조99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미 주주 배당금과 임금 삭감에 들어갔다.

이처럼 IT 시장의 양대 기기인 PC와 스마트폰의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주력 제품인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역시 당장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과 PC는 D램의 중요한 수요처다.

사진 셔터스톡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당장 기존 수요를 대체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2030년은 돼야 전체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나 DDR5 등 AI 서버용 반도체 매출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 시기를 보다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IT 시장을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을 자축하고 있지만 AI를 제외한 수요 확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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