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 "기회 올거라 믿고 버텨, '더 글로리' 대본 받고 눈물"
[이준목 기자]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 tvN |
"예전에는 예뻐보여야 되는 줄 알았다. 지금은 생각의 관점이 바뀌었다. 내가 그 인물로 잘 있으면 그게 예쁜 거라는 걸 알게 됐다."
'예쁜 배우'에서 '멋진 배우'로 진화해가는 임지연의 열정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8월 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특집으로 안대성 이비인후과 발성치료사, 손상모 제임스 웹 연구원 박사, 배우 임지연이 출연했다.
정형외과에 물리치료사가 있는 것처럼 이비인후과에는 음성언어와 발성 치료사가 존재한다. 안대성 치료사는 성대결절이나 폴립(혹) 환자들의 음성재활치료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호감도나 첫 이미지는 시각적 요소(58%) 다음으로 청각적 요소(목소리 등)가 38%나 비중을 차지하며 무의식적으로 목소리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대성 치료사는 "한결같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좋은 발성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치료사는 '신체와 발성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일정 부분 인정하며 뚜렷한 이목구비, 도드라진 광대뼈, 넓고 튀어나온 이마를 가진 이들이 이른바 노래(발성) 잘하는 관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성격은 발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안 치료사는 남들을 의식하거나 부부싸움으로 인하여 본인 음성을 줄이다가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된 사례들이 실제로 있다며 심리가 발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치료에서 큰소리로 웃거나 우는 것은 발성훈련에 도움이 된다고.
"치료실은 재밌어야 한다"는 소신을 전한 안 치료사는, 치료를 위하여 노래를 적극 활용한다고 밝히며 가수 장범준의 모창과 양희은의 성대모사를 흡사하게 선보이는 개인기로 폭소를 자아냈다.
안대성 치료사는 성악과를 졸업하고 의료인의 길에 뛰어들어서 발성 치료사가 된 독특한 경력을 소개했다. 일에 뛰어든 계기는 "내가 노래 못하는 이유는 알고 그만두자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제일 궁금했던 게 타고난 것은 무엇인가라는 거였다. 알고보니 저는 저에게 맞지 않는 발성법을 사용하면서 노래를 부른 거였다. 답답해서 시작한 공부가 치료쪽으로 연결이 됐다"고 설명했다. 안 치료사는 목을 잘 관리하는 법으로 '수분 섭취'와 '좋은 발성'의 유지를 강조하며 발성 훈련을 위한 팁을 전수했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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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l)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 설립하여 우주망원경의 운영과 관리, 탐사작업 등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우주망원경은 우주의 탄생과 진화 및인류의 천문학 연구에 큰 기여를 했으며, 2021년에 발사한 제임스웹 망원경은 현존하는 최대 규모의 망원경으로 가격만 한화로 약 13조 원에 이른다고.
손상모 박사는 연구소에서 망원경의 거울을 관리하고 조종하는 광학팀에 소속되어있었다. 연구소에는 몇 명의 한국인이 있지만, 제임스웹과 직접 관련된 분야에서 근무하는 것은 손 박사가 유일하다고 한다.
손 박사는 제임스웹의 역할에 대하여 "관측 가능한 우주의 끝을 보기 위한 망원경"이라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우주에 끝이 있고, 시작한 곳이 바로 끝이다"라고 설명하면서 "빛의 속도로 걸리는 시간의 거리를 계산하면 안드로메다 은하는 지구에서 300만 광년이 떨어져 있다. 우리가 보는 안드로메다는 300만 년 전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멀리볼수록 과거를 본다'는 것이고 '망원경은 타임머신'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원리를 설명했다.
우주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 넘는 넓고 방대한 세상이다. 태양같은 거대한 별이 천억 개 이상 모인 것이 은하이고, 그 은하 수천 개가 모여서 은하단을 이룬다. 그러한 수많은 별과 행성 속 어딘가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도 존재할 것이다. 지적 능력을 지닌 '외계인의 존재' 여부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손 박사 역시 연구원들끼리 대화를 할 때 "외계인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라는 이야기를 나눈다고 밝혔다.
수십억 년 뒤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지구도 태양도 언젠가는 수명이 다하면 소멸한다. 하지만 앞으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찾는다면 그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수 있다. 그 과정을 위하여 우주를 탐사하는 것이 제임스웹의 역할이다. 온갖 인고의 과정을 거쳐 제임스웹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데 성공한 이후 손 박사와 연구원들은 샴페인을 떠트리며 환호했고, "이렇게 멋진 망원경을 우리 손으로 만들었구나"라는 자부심과 감격에 휩싸였다고 고백했다.
손 박사는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며 남긴 "이 발자국은 한 인간의 작은 발자국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는 어록을 인용하며 "제임스웹도 인류의 시작점을 향하여 내미는 인류의 첫 발자국"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우리가 우주를 탐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손 박사는 "인간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우주와 지구는 어떻게 생겨나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나라는 궁금증은 고대로부터 이어져왔다. 철학과 종교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처럼, 과학자로서 저의 사명은 그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는 것"이라는 우문현답을 남겼다. 또한 손 박사는 "다음 세대의 우주 망원경들이 점점 발전해가며 알아갈 우주의 새로운 모습들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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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얼굴에 악마의 심장을 표현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거기에 딱 부합하는 배우였다."
화제의 드라마 <더 글로리>의 김은숙 작가가 임지연에게 내린 평가다. 드라마에서 학폭 빌런 '박연진'을 완벽하게 표현해하며 데뷔 10년 만에 영광의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 임지연이 마지막 자기님으로 출연했다.
임지연은 "<유퀴즈> 출연을 기다렸다. 다른 배우들이 먼저 나와서 연달아 나오면 좀 그럴 것 같아서. 줄 서 있는 배우들도 많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높아진 인지도와 인기로 SNS 팔로워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외향적인 ENTP 성향이라는 임지연은 "낯가림이 없다. 송혜교 언니랑 첫 촬영날, 언니랑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라고 물었더니 활짝 웃으며 받아주시더라"며 남다른 친화력을 과시했다. <마당>에서 공연한 김태희에 대해서는 "너무 천사같다.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아름다워서 어떻게 저렇게 생기셨을까 감탄했다.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극찬했다.
임지연은 <더 글로리> 대본을 받자마자 "잘될 줄 알았다. 확신했던 것 같다"고 회상하면서 "이미 대본이 너무 탄탄했다. 촬영하면서 다른 배우들의 장면까지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정도였다"고. 작품이 너무나 하고 싶었던 임지연은 감독과의 첫 미팅에서 "연진이가 어떤 인물인 것 같냐?"는 질문을 받고 어떤 대답을 할지 고민하다가 대뜸 "쌍X 아닌가요?"라고 돌직구를 날렸던 일화를 밝히며 그게 감독에게는 임팩트를 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은숙 작가는 기상캐스터인 박연진이 '겉으로는 착해보이지만 심장은 악마같은 인물'로 표현되기를 원했다. "미화나 서사없이 끝까지 나빠야 한다", "마지막까지 자기 잘못을 몰랐으면 좋겠다"는 게 박연진에 대한 김 작가의 구상이었고, 임지연도 그에 100% 찬성했다. 김은숙 작가는 임지연의 선한 표정에서 오히려 박연진의 광기를 발견했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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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의 강렬한 악역 연기로 빚어진 명장면들은 예상밖의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자신의 원고를 대필하는 직원에게 휴가를 지원해주는 장면은 본래 연진의 악랄한 면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지만, 직장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우스개로 '칭찬과 격려, 포상까지 확실한 최고의 상사'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임지연 본인도 연기를 하면서 실제 일상에서는 해볼 일 없는 강렬한 감정표현에 많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밝혔다.
임지연은 <더 글로리>로 2022년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여자조연상을 수상했고 극중 대사인 '멋지다 박연진'을 외치며 박수를 받았다. 임지연은 "작가, 감독님, 동료 배우들이 모두 저를 보고 '너 정말 잘해서 주는 상이야'라고 칭찬해주는 느낌이었다. 원래 스스로에게 칭찬을 못 해주는 성격인데 처음으로 '잘했어, 수고했어'라고 말해주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더 글로리>에 이어 출연한 <마당이 있는 집>에서는 가정 폭력 피해자를 연기했다. 화제의 '짜장면 먹방' 장면에서는 남편이 죽었을 때 오는 후련함과 갑자기 밀려오는 공허함을 기괴한 감정으로 표현한 임지연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임지연은 "먹방이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 그럴 줄 알았으면 원래 잘먹는데 더 먹을 걸"이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연기를 치밀하게 준비하는 편이다. 콜라를 들고 마시는 장면, 짜장면을 먹다가 아줌마를 부르는 장면도 하나하나 다 계산한 것"이라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선배들의 사랑을 받는 임지연이지만 정작 한편으로 본인은 후배들이 어렵다고 고백했다. 임지연은 "나를 어려워하는 후배들을 보는 내가 더 어렵다"면서 쑥쓰러운 미소를 지었다.
임지연은 어린 시절부터 "나대는 걸 좋아했다"고 표현하며 초등학교 때 장기자랑에서 선보인 SES의 걸그룹 댄스를 재현하는가 하면, 대학 시절에는 스스로를 '한예종의 전도연'이라고 자칭하고 다닌 일화를 고백했다.
학창시절에서는 공부도 곧잘 했던 임지연은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지연은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연기학원을 다녔고 독립영화에 출연하여 경력을 쌓는가 하면 스스로 발품을 팔아 직접 소속사를 구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으로 한 걸음씩 연기자의 길을 걸어갔다. 임지연은 "무서울 게 없는 나이여서, 거절당해도 거절당하면 되지 뭐, 회사가 안되면 혼자 하지 뭐 항상 하던 대로라고 생각했다"며 패기 넘쳤던 시절을 떠올렸다.
임지연은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인간중독>에서 남편의 직속상사와 금지된 밀회를 즐기는 불륜녀 종가흔 역을 열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파격적인 연기에 부모님이 어떻게 볼지 걱정도 많이 했지만, 시사회에서 어머니가 꽃다발을 선물하며 "우리 지연이 너무 예쁘다"고 격려해주던 순간을 회상하며 "그 순간이 아직 연기를 포기하지 않은 버팀목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임지연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지금도 혹시 실망을 시키면 어쩌나, 현장에서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어 무섭다는 고민을 밝혔다. 임지연은 대선배 황정민의 경험담을 언급하면서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렸다며 "저에게 하는 이야기 같았다. 지금 저의 모습은 저를 너무 혹사시키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이 저를 옥죄는 게 힘들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이에 유재석은 "황정민의 이야기는 그만큼 혹독한 시간을 보냈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임지연을 격려했다.
임지연은 배우로서 주목받기까지 긴 시간을 견뎌온 과정을 떠올리며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생각했다. 모든 작품이 다 절실하고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배우로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버텼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마침내 <더 글로리>의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이건 진짜 내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네가 왔구나 나한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기쁜 감정보다 눈물이 났다"고 감격스러운 순간을 떠올렸다.
임지연은 앞으로는 '말랑말랑한 멜로'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모성애나 깊은 사랑을 자극할 수 있는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임지연은 "예전에는 작품하니까 당연히 예뻐보여야 되는 줄 알았다면, 지금은 그 인물을 잘 연기하는 내가 에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니터를 보면서 '내 얼굴에 이런 부분이 있구나', ' 팔자주름이 저 인물스럽다' 하고 느낀다"면서 이제는 예뻐보이기보다 실제 그 인물이 되는 게 중요해졌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앞으로 임지연은 "나이들어가면서 주름이 멋있어 보이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며 "빨리 멋있게 나이들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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