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사고 막자” 각 업계 온열질환 예방활동 강화
불볕더위에 각종 근로현장에서 온열질환 사고 위험이 커지자 기업들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야외 작업장이 많은 건설업계는 지난 5~6월부터 현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며 혹서기에 대비해왔다. 이들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3대 기본 요건으로 꼽히는 물·그늘·휴식을 충분히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너무 더울 때는 옥외작업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건설 현장을 관리 중이다. 깨끗한 물과 소금부터 얼음과 아이스크림, 이온음료 등을 제공한다. 작업 중에도 체온을 낮출 수 있도록 쿨스카프 쿨토시, 아이스 조끼 등을 지급한다. 휴게시설에는 대형 선풍기와 에어컨, 의자, 음수대, 제빙기 등을 비치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작업 구간과 접근성을 고려해 휴게시설을 설치하고 온·습도 관리 시설과 함께 릴렉스체어 등 편안한 휴식을 위한 물품을 구비했다. 제빙기, 에어컨, 냉동고를 갖춘 ‘고드름 쉼터’를 조성하고 작업 현장 최상층마다 차광막을 설치했다. 옥외작업자에게는 아이스 조끼를 지급한다. 혹서기 관리를 전담하는 ‘아이스맨’을 지정해 근로자에게 식염포도당과 이온음료를 지급하고 있다.
혹서기 비상대응반을 가동 중인 포스코이앤씨는 모든 근로자가 매일 1차례 이상 자가진단을 하도록 하고 취약도가 ‘높음’으로 나타나면 건강상담을 받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냉난방 시설을 갖춘 태양광 이동식 건설 근로자 쉼터를 개발해 현장 보급을 시작했다. 내부를 카페처럼 편안한 분위기로 꾸며 휴식 중 심리적 안정감을 얻도록 했다.
건설사들은 현장별로 휴식시간과 옥외작업 기준을 담은 혹서기 안전보건관리계획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체감온도 33도 이상 또는 폭염주의보 발령 시 옥외작업 시간대를 오전으로 당기고 점심과 휴식 시간을 무더위 시간대로 조정한다. 체감온도 35도 이상이거나 폭염경보 발령 때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무더위 시간대인 오후 2~5시 옥외작업을 중단한다. 체감온도가 38도를 넘기면 옥외작업을 전면 중단한다.
GS건설은 폭염주의보 발령 시 모든 작업자에게 보냉제품을 지급하고 1시간 작업당 10~20분씩 휴식을 하도록 관리 중이다. 폭염경보에는 옥외작업을 중지한다. 기온에 따라서는 옥내 작업도 일부 중단한다.
현대건설은 근로자가 온열질환 발생 우려로 작업 중지를 요청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장 근로자가 건강에 이상을 보이거나 증상을 호소하면 작업을 빼주는 작업열외권도 부여했다. 이 경우 통상 노무비가 제외되는데 현대건설은 작업열외권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손실을 보전해준다.
유통업계도 배송기사와 실내 물류 작업자에 대한 온열질환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내 휴게실에 천장형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26도 이하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작업장 내부에도 근로자 개인 전용 냉난방 겸용 시설(에어컨)을 설치했다. 물류센터 곳곳에는 덕트형 에어컨 공조 설비를 가동 중이다.
물류센터별로는 목에 거는 넥선풍기와 쿨스카프, 쿨토시, 냉매 조끼, 밀짚모자, 쿨매트, 휴대용 선풍기, 선크림, 얼음물, 아이스크림, 포도당 사탕 등을 지급한다. 폭염 상황에 따라 유급 휴식시간도 추가로 제공한다.
이마트는 얼음물과 식염포도당을 지급하거나 옥외사업장에 비치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1시간 주기로 10~15분씩 휴식시간을 부여한다. 무더운 오후 2~5시에는 옥외작업을 금지하고 휴식하도록 했다. 옥외작업장에서 온열질환 근로자가 나오면 신속히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폭염 응급키트’도 배포했다. 혹서기 고열 작업이나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는 이동식 에어컨을 설치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송을 담당하는 배송기사 전원에게 ‘쿨 플러스’ 키트를 지급했다. 키트는 배송기사 조끼에 소지할 수 있는 아이스팩과 목에 거는 ‘쿨넥’, 탈수 예방을 위한 식염포도당·이온음료(분말)·물병 등으로 구성했다. 실내 작업 공간 온도가 너무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대형마트 공간별 상황에 따라 냉방 설비를 추가하도록 했다.
롯데온은 배송기사에게 얼음물을, 택배 분류 현장 근무자들에게는 식염포도당과 이온음료를 지급한다. 현장에는 냉풍기와 공조기를 추가로 운행하고 있다.
항공업계나 자동차 제조사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항공은 35도 이상 폭염시간대(오후 2~5시)에는 옥외작업을 가급적 줄이고 있다. 긴급 작업이나 불가피한 정비를 해야 할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생수와 제빙기, 쿨토시, 아이스링 등 보냉 장비도 제공한다. 항공기가 대기하는 주기장 곳곳에는 에어컨 설비를 갖춘 컨테이너 휴게공간을 설치해 폭염 대피 및 휴게 장소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폭염 대비 단계별 대책을 수립해 온열질환 예방요령을 건설 현장에 전파하고 실효성 확보를 위해 이행 점검 및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이학재 사장이 제2여객터미널 확장 건설 현장을 찾아 온열질환 응급장비와 예방용품을 전달하고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현대자동차는 공장 내 냉방기를 가동하고 이달 말까지 매일 빙과 4만개를 지급한다. 사업장 전체 식당에 얼음통과 제빙기를 설치했다. 40분 작업에 20분 휴식 등 규칙적으로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31.1도 이상이면 옥외작업을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 작업하기 전이나 작업을 중단했다가 재개시할 때는 안전감독자 주관으로 근로자 건강점검을 한다. 울산공장은 이달 첫 주 폭염에 대비해 생산설비 가동을 멈추고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강창욱 구정하 허경구 이용상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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