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에 좋단 ‘기능성 사료’, 건강할 때부터 먹여야 효과?[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2023. 8. 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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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사료를 꾸준히 먹이는 게 건강 관리에 도움될 순 있으나, .질병을 완전히 예방해주는 건 아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자는 펫페어에 다녀온 적이 있다. 어림잡아 절반 정도의 부스가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에 도움되는 ‘기능성 사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면역개선 ▲비만방지 ▲피모건강개선 ▲장 기능 개선 ▲구강건강 ▲뼈건강 ▲관절건강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부스를 돌아다닐 때마다 “건강할 때부터 기능성 사료를 먹여야 나이 들어 안 아프다”는 말이 들렸다. 기능성 사료에 그 정도 효과가 있는 걸까?

◇건강한 반려동물 특별 관리용 O, 질환 치료·예방용 X
우선, 기능성 사료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특정한 건강 효과를 내려 관련 성분을 첨가한 사료를 통상적으로 ‘기능성 사료’라 하지만, 이것이 법적인 용어는 아니다. 사람은 ‘일반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이 법적으로 구분돼 있다. ‘식품위생법’ ‘축산물이용관리법’ 소관인 일반 식품과 달리,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법’의 적용을 받으며 어떤 것을 ‘건강기능식품’이라 할 수 있는지에 관한 규정도 있다. 그러나 기능성 사료는 별도의 법이 없다. 현재로선 영양제, 기능성 사료, 질환 관리용 처방 사료 모두가 일반 사료와 마찬가지로 ‘사료관리법’ 소관이다.

현행 사료관리법엔 어떤 사료를 ‘기능성 사료’나 ‘처방 사료’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관한 규정이 없다. 다만, 처방 사료는 일반 사료와 법적으로 구분되지 않아도 현장에선 다르게 취급되고 있다. 반려동물 정보 전문 크리에이터 현철민 수의사는 “건강한 반려동물에게 급여하는 일반 사료와 달리, 처방 사료는 아픈 반려동물의 증상을 경감하거나,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질환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영양소 함량과 급여 시 주의사항이 달라, 법이 없을 뿐 수의계 등 관련 업계에선 일반 사료와 처방 사료를 구분해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능성 사료는 어떨까? 반려인들은 기능성 사료를 ‘처방 사료보단 못하지만 일반 사료보단 몸에 좋은 사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 사료보다 몸에 좋다’는 데 과도한 기대를 걸면 안 된다. 기능성 사료를 꾸준히 먹여도 질환이 치료되거나 예방되진 않기 때문이다. 현철민 수의사는 “기능성 사료가 일반 사료와 처방 사료의 중간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질적인 기능은 일반 사료에 더 가깝다”며 “기능성 사료는 ‘조금 더 신경 쓴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지, ‘질환을 치료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므로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진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모질이 이미 양호하나 윤기를 더해주고 싶을 때 ‘모질 개선 기능성 사료’를 급여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취약 질환 있다면, 수의사 지도 하에 처방식 급여가 나을 수도
기능성 사료의 자격을 규정한 법이 없다면, 시중에 판매되는 수많은 기능성 사료 중 ‘알짜배기’는 어떻게 골라내야 하는 걸까. 한국수의영양학회 김종민 총무이사는 ▲사료에서 내세운 기능성과 관련된 성분이 함유돼 있는지 ▲그 성분의 함량이 적정 수준인지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할 때 실제 사례를 근거 삼고 있는지 살펴볼 것을 권한다.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기능성 사료는 반려동물이 건강한 상태지만, 조금 더 신경 써서 관리하고 싶은 곳이 있을 때 급여한다. 반려동물에게 이미 질환이 있거나, 종 또는 가족력을 고려했을 때 특정 질환에 특히 취약하다면 처방 사료가 나을 수 있다. 현철민 수의사는 “건강한 반려동물에게 기능성 사료를 먹일지는 온전히 보호자 자율”이라며 “다만, 이미 질환이 있거나 질환 발생에 취약한 상태라면 동물병원에 방문해 처방 사료를 구매하는 게 더 좋은 선택지다”고 말했다.

처방 사료는 수의사 지도에 따라 구매해야 한다. 적합하지 않은 처방 사료를 급여했다간, 반려동물의 상태가 오히려 악화할 위험이 있어서다. 김종민 총무이사는 “반려동물이 특정 질환을 앓고 있다면, 보호자 임의 판단으로 사료를 선택하기보다 수의사 진료를 받은 후 조언을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능성 사료 섞어 먹일 수는 있지만, 과잉 급여 경계해야
관절을 신경 쓰다 보면, 어쩐지 치아를 놓치는 것 같다. 이에 여러 기능성 사료를 조금씩 섞어서 급여하는 반려인도 있다.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 유럽펫푸드산업연합(FEDIAF)의 영양소 기준을 만족하는 사료라면 섞어서 급여해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 단, ▲특정 영양소가 과잉 공급되진 않는지 ▲사료가 적정량 급여되고 있는지 꼭 살펴야 한다. 현철민 수의사는 “기능성 사료를 과잉 급여할 경우 전반적인 영양소 균형이 깨지거나, 열량 탓에 과체중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기능성 사료를 섞어 먹였다간 각 제품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사료의 건강 기능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참가된 기능성 성분을 일정 수준으로 섭취해야 한다. 제조사의 의도보다 덜 섭취하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아예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기능성 사료를 조금씩 섞어 먹이면, 개별 사료의 섭취량이 그 사료만 단독으로 먹일 때보다는 줄어든다. 각 사료의 기능 성분이 제조사가 의도한 만큼 섭취되지 않을 수 있다. 현 수의사는 “특정 기능성 사료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보고 싶다면, 해당 사료를 단독으로 급여하길 권한다”며 “여러 기능을 동시에 취하고 싶다면 애초에 복합 기능성(multi-function)으로 출시된 사료를 선택하는 게 나을 것”이라 말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영양소라도, 과도하면 반려동물의 몸에 독이 된다. 사람이 영양제를 지나치게 먹으면 간에 부담이 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양제나 처방 사료를 선택했다면, 특히 과잉 급여에 주의해야 한다. 영양제는 기능성 사료보다 영양소가 많이 농축돼 있는 만큼 영양소 과다 섭취로 이어지기가 쉽다. 처방 사료는 철저한 계산에 따라 먹여야 하므로 수의사의 지시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급여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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