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추구하는 예능판…관찰 예능만큼은 예외? [D:방송 뷰]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은 꾸며진 재미보다 날 것, 즉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그런데 어떤 형식보다 자연스러워야 할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이 오히려 트렌드를 쫓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일반인 크리에이터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접한 대중은 기존의 TV 문법에 맞춰 정제된 예능 프로그램에 흥미를 잃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방송가에서도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기존 유명 관광지를 여행하는 형식에서, 예정에 없던 우연적인 순간을 담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JTBC 여행 예능 ‘뭉쳐야 뜬다’는 과거 패키지 여행 포맷으로 방영됐던 시즌2가 시청률 저조로 종영한 것과 달리, 시즌3에서는 같은 멤버들을 출연시켜 과거와 전혀 다른 자급자족 여행을 표방하면서 시청률 반등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기안84와 빠니보틀, 덱스의 인도 여행기를 다룬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 등 리얼함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큰 화제성을 불러오고 있다.
반면, 방송사의 대표 격으로 불리는 관찰 예능들에 대한 평가는 아쉬움이 크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당초 스타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는 동시에, 스타의 그림자로 치부되던 매니저를 조명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방송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장수 예능 반열에 올랐지만, ‘전참시’에서 주인공이었던 매니저는 다시 뒷전으로 물러나고 작품 홍보와 에피소드를 작위적으로 만들어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8일 방송 분에서는 이영자가 스튜디오 MC 홍현희, 매니저 송실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 매니저는 자리만 지키고 있었고 이날의 주인공은 배우 염정아, 조인성, 김종수, 고민시였다. 이들에게 ‘이영자표 요리’를 매니저와 함께 대접한다는 그럴 듯한 이유를 마련했지만 사실상 개봉을 앞뒀던 영화 ‘밀수’의 홍보를 위한 자리였을 뿐 매니저와의 케미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다.
또 다른 장수 관찰 예능 ‘미운 우리 새끼’도 마찬가지다. 비연예인 어머니가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연예인 자녀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색다른 접근 방식으로 신선한 재미를 안겨줬던 이 프로그램은 이미 ‘홍보판’이 된지 오래다.
표면적으로는 타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출연자나 게스트의 작품 홍보에 초점을 맞추거나, 뜬금없는 보여주기식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면서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의 지인이나 일반인 가족을 출연시키면서 ‘끼워팔기 예능’이라는 오명도 받아야 했다.
심지어 일반인들의 데이트 모습을 담는 연애 관찰 프로그램들도 이 같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트시그널’ ‘나는 솔로’ 등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들은 일반인들의 ‘리얼’한 데이트 모습을 담고자 했지만, 사실상 인플루언서나 연예인 지망생들이 다수 출연하면서 ‘연예계 등용문’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홍보성을 아주 띄지 않을 순 없다. 뿐만 아니라 ‘트렌드’가 날 것 그대로의 것을 원하는 추세라고 하더라도 이를 무작정 따라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중요한 건 ‘중심’을 지키는 일이다. 프로그램의 본질을 지키면서 그 안에서 변주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 방송 작가는 “최근 예능가에선 대중의 트렌드에 맞춰 날 것에서 오는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다. 여행 예능은 물론이고 관찰 예능, 심지어 요리나 먹방 예능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프로그램의 기존 기획 의도를 유지하면서 트렌드까지 잡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과감히 ‘본질’에 집중하면서 그 프로그램만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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