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다…잊힌 교회학교 교사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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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3년간 서울의 한 대형교회 학생부를 담당한 30대 김창연(가명) 전도사는 사역 기간 중 학생들의 거침없는 행동이나 무리한 부탁을 하는 학부모 요구에 당황할 때가 많았다.
꿈나무인 다음세대를 영적으로 양육하는 교회학교 교역자와 교사들도 이처럼 학생과 학부모의 무례한 행동에 시달리며 사역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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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헌신을 경시하는 풍조가 원인
“교사의 영적 상태 직접 돌봐야…”
2016년부터 3년간 서울의 한 대형교회 학생부를 담당한 30대 김창연(가명) 전도사는 사역 기간 중 학생들의 거침없는 행동이나 무리한 부탁을 하는 학부모 요구에 당황할 때가 많았다. 담당한 수백 명의 학생 가운데 자신의 자녀를 집앞까지 데려다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이듬해 인천 중견교회로 사역지를 옮겼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학생들로부터 폭언이나 욕설까지 듣는 경우도 있었다.
김 전도사가 3일 국민일보에 토로한 내용은 최근 사회 문제로 불거진 교권 이슈와 다르지 않다. 꿈나무인 다음세대를 영적으로 양육하는 교회학교 교역자와 교사들도 이처럼 학생과 학부모의 무례한 행동에 시달리며 사역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
교회학교 교사를 꺼리는 분위기는 숫자로 감지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가 최근 발표한 ‘개신교인의 교회 봉사 실태와 인식’ 조사에서는 교회 봉사자 유형 가운데 교사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목데연은 1000명의 교회 봉사자들에게 과거에 했던 봉사와 현재 어떤 봉사를 하는지 각각 질문했다. ‘과거에 해본 봉사’ 중 교육부(교사 스태프 등)를 택한 비율은 48%로 찬양부(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현재 하는 봉사’에서는 교육부가 28%로 과거보다 20%포인트 감소했다. 교육부는 찬양부(13%포인트) 교회봉사부(12%포인트) 등 다른 부서들 보다 타격이 컸다.
이 때문에 한국교회 교회학교 인력난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이순창 목사)가 최근 교회학교 담당자 6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진단 조사’에 따르면 현재 교회학교의 문제점으로 응답자의 54.8%가 ‘교회 봉사자 부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교사들의 헌신을 경시하는 풍조가 교회에서도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상진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는 “교회학교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른 봉사직보다 더 많은 시간과 재정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교회 내부에서는 그들이 헌신하는 가치가 얼마나 귀한지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교회학교 활성화를 위해 교인뿐 아니라 교회·교단 등 전방위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함영주 총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는 “교회학교 교사의 수고와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적극적으로 격려해 주는 분위기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임목사나 부서 사역자가 일 대 일로 교사의 영적 상태를 직접 돌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 교수는 “번아웃 예방을 위해 교회학교 교사의 영적 상태를 지속해서 살피고 돌보는 사역이 절실하다”며 “교단 차원에서는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육 자료를 제작하고 ‘교사 주일’을 만들어 그들이 위로받고 격려받도록 하는 자리를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규 최경식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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