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주지훈 “‘기어코 해내고 마는’ 동료들과 장르적 쾌감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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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누굴 믿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 아무도 안 믿으면 되거든."
레바논에 막 도착한 외교관 민준(하정우)에게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주지훈)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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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위해 아랍어 공부, 증량…자동차 액션 직접 소화
“여기선 누굴 믿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 아무도 안 믿으면 되거든.”
레바논에 막 도착한 외교관 민준(하정우)에게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주지훈)가 말한다. 민준은 실종된 동료로부터 온 전화를 받고 그를 구하는 비공식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성격도 직업도, 살아온 배경도 다른 두 사람이 과연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영화 ‘비공식작전’에서 판수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드러나는 전사가 많지 않은 인물이라 대사만으로 드라마가 느껴지도록 하는 게 과제였다. 김성훈 감독과 배우 하정우에 대한 신뢰로 모든 걸 던져 연기할 수 있었다”며 “100을 노력하면 100 이상이 나올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돌이켰다. 판수는 아무도 믿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판수를 연기한 배우 주지훈은 모두를 믿은 셈이다.
영화는 1986년 있었던 외교관 피랍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베이루트에 교민이 딱 한 명 있었다’는 단서를 가지고 감독은 판수라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판수를 연기하기 위해 주지훈은 몸무게를 12㎏ 증량하고 아랍어 공부를 했다. 자동차 추격 장면에선 뒷좌석에 하정우와 스태프를 태우고 직접 드리프트를 하는 아슬아슬한 경험도 했다.
주지훈은 “1980년대 중동에 동양인 택시기사는 흔치 않았을 것이고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덩치를 키웠을 거다. 손님을 끌기 위해 이왕이면 눈에 잘 띄는 차림을 하면서 말도 잘 통해야 했을 것”이라며 “연기 측면에서 관객들이 보기에 거슬리지 않아야 했고, 국가 이미지에 대해 예민한 부분이 있을 수 있기에 한국과 현지 레바논 전문가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아랍어 대사는 상상을 초월한 난제였다. 그는 “단어와 문법을 공부하긴 했지만 영어처럼 익숙한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아무 글자의 연속’을 외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며 “밤새 외웠는데도 첫 촬영엔 패닉이 왔다. 앉아서 달달 외울 때와 달리 동선이 생기고 호흡이 달라지니 머릿 속이 하얘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진행됐다. 무더운 날씨에 녹록지 않은 현장이었지만 ‘킹덤’에서 호흡을 맞춘 김 감독, ‘찐친’ 하정우와의 케미로 주지훈은 펄펄 날았다. 수개월간 해외 촬영을 하다보니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 하정우는 현지에서 오징어 젓갈을, 주지훈은 소고기 장조림을 해 나눠먹었다.
그는 “감독의 철학에 의한 낙수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 디테일을 중시하는 김 감독의 현장에선 힘든 요구가 많지만 그것들이 고민과 노력의 결과라는 걸 안다. 그리고 그만큼 배려와 애정을 받는다”며 “실화의 힘, 그 이야기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적절히 각색해 상업영화로서 장르적 쾌감을 전달하고 싶은 욕심, 캐릭터를 잘 살리고 싶은 제작진의 마음이 담긴 영화”라고 소개했다.
‘비공식작전’은 코로나19 때문에 촬영이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팬데믹 이후 영화 시장은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고, 여름철을 노린 경쟁작들이 줄줄이 개봉한다.
주지훈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흐름이 있다. 사회 상황이 안 좋으면 사람들이 진지한 영화보단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찾기도 하고, 반대로 관객들이 더 관용적일 때도 있다”며 “영화 제작에 2~3년이 걸리는만큼 개봉할 때의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상업적으로 쉽지 않은 소재인데 ‘기어코 만들어내는’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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