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지정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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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은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죠. 기쁘고 자랑스런 일이지만 어깨가 더욱 무거워집니다."
대전시 지정 무형문화재 가운데 처음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현악기 제작)으로 인정된 표태선(63) 씨가 1일 공방으로 찾아간 기자에게 밝힌 소감이다.
표 악기장은 지난 7월 문화재청으로부터 현악기 제작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최종 인정받았고, 2일 대전시청에서 이장우 시장으로부터 인정서를 전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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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간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현악기를 전통방식으로 제작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은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죠. 기쁘고 자랑스런 일이지만 어깨가 더욱 무거워집니다."
대전시 지정 무형문화재 가운데 처음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현악기 제작)으로 인정된 표태선(63) 씨가 1일 공방으로 찾아간 기자에게 밝힌 소감이다.
표 악기장은 지난 7월 문화재청으로부터 현악기 제작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최종 인정받았고, 2일 대전시청에서 이장우 시장으로부터 인정서를 전달 받았다.
무형문화재 악기장은 전통 음악에 쓰이는 악기를 만드는 기능을 가진 사람으로 북 제작, 현악기 제작, 편종·편경 제작 등으로 나뉜다.
표 씨는 그동안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현악기를 전통 방식으로 제작하면서 46년간 현악기 제작 외길을 걸어왔다.
특히 표씨는 대전·충남에서 유일하게 전통 방식의 수작업으로 현악기 제작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야금 제작에 주특기를 가지고 있다.
현악기 무형문화재가 되기 위해선 울림통 제작, 줄 꼬기, 줄 걸기 등의 현악기 핵심 기능은 물론 완성된 악기의 소리 우수성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
표씨는 19세 때 서울로 올라가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의 제자인 김종기·조대석 선생에게 전통기법의 가야금 제작을 배웠다. 서울 종암동 공방에서 악기를 제작하던 중 1985년 스승을 따라 대전으로 터전을 옮겼다.
이후 지금까지 46년간 가야금과 거문고, 아쟁, 해금 등 모든 현악기를 전통 방식의 수작업으로 제작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기능을 인정받아 지난 2008년 5월에는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8호 악기장(가야금 제작) 보유자로 인정됐다. 표 씨는 "이때가 현악기 제작 인생에서 가장 기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표 악기장은 단순히 현악기 제작에만 그치지 않았다. 역사 유물이나 벽화에만 남아있던 우리 고유의 악기들을 재현·복원하기도 했다.
"삼국시대 신라에서 일본에 전해진 가야금인 '신라금'이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를 복원해 현재 경주에서 전시 중이다. 또한 제천의병박물관 수장고에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250년 된 '자양금'과 백제 금동대향로에 조각되어 있는 '현금'이라는 현악기를 재현했다"고 자랑했다.
현재 대전시 중구 문화동 보문산 기슭에 있는 표 씨의 공방(명인국악기제작소)엔 이 세 가지 재현된 악기가 전시되어 있다.
표씨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 대전에서 악기장의 전승은 이어가겠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기자에게 속내를 비쳤다.
"코로나 기간 동안 동호인이나 연주자들의 현악기 수요가 줄어 어려움이 있었다"며 "인구가 줄어 그런지 갈수록 현악기를 찾는 학생들도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 후계자 양성도 걱정이다. 맥을 잇겠다는 사람들을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탓이다. 현재 표씨의 공방엔 무형문화재 이수자인 그의 조카 영광(43) 씨가 현악기 제작 맥을 잇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눈앞에 닥친 당장의 문제는 보문산 기슭의 현재 공방을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시의 보문산 개발로 인해 철거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상은 받겠지만 그 돈으로 대체 부지를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으로 누구보다 기쁠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표 악기장의 얼굴에 수심이 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대전=이익훈 기자 emad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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