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대’ 정체성에 대한 서늘한 질문… 영화 ‘한 남자’

정진영 2023. 8. 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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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영화 ‘한 남자’가 자발적 실종인 ‘죠하츠’를 소재로 정체성에 대한 가장 서늘한 질문을 던진다.

압도적인 호평과 함께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초청,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제46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포함 8관왕을 차지한 화제작 ‘한 남자’가 사회 문제 ‘죠하츠’를 소재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죽은 남편의 이름, 과거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정체가 묘연해진 한 남자 X의 거짓된 인생을 따라가는 추적 미스터리 영화 ‘한 남자’는 제7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 ‘한 남자’를 원작으로 한다. 명품 제작진과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의 주요 소재인 신분세탁은 ‘죠하츠’라 불리는 일본의 실제 사회 현상이다. ‘죠하츠’는 본래는 ‘증발’이라는 단어이지만 새로운 신원을 받고 과거의 존재를 삭제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 1960년대에 스스로 실종된 사람들을 묘사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다. 1990년대 일본 버블경제가 붕괴했을 때 ‘죠하츠’를 도와주는 정식 업체가 만들어지기도 했으며, 사업 실패, 빚, 실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매년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선택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일본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죠하츠’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살의 대안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출구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영화 ‘한 남자’에서는 ‘죠하츠’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한 인물과 그 이면에 감춰진 충격적인 비밀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이름, 직업, 나이, 사회적 지위 등 모든 것을 버린 채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이들처럼, 영화에서는 끊임없이 달라붙는 태생적 꼬리표를 지워버리고 싶은 한 인물의 필사적인 사투를 ‘다이스케’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 남자’는 훌륭한 원작과 매력적인 각색, 그리고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내공 깊은 연기가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러한 점을 증명하듯, 제46회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 등 총 8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고, 베니스국제영화제 초청 및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유수 영화제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사랑과 정체성에 관해 가장 독창적이고도 서늘한 질문을 던질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 ‘한 남자’는 오는 30일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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