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유럽도 혼돈‥기후정책,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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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언제나 매력적이었다.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본격화된 기후변화와 환경 그리고 에너지 전환 등의 정책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케이스로서 여겨졌다.
기후변화 및 에너지와 관련한 EU의 정책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미래로 간주되었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구밀도와 도시화 비율 그리고 제조업 비중을 기록하고 있으면서 가장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상황에 직면한 대한민국에 적합한 기후정책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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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언제나 매력적이었다. 미국과 차별화된 생활양식과 가치관 그리고 제도들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취약점을 보완해주는 대안으로 인정받아왔다.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본격화된 기후변화와 환경 그리고 에너지 전환 등의 정책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케이스로서 여겨졌다. 기후변화 및 에너지와 관련한 EU의 정책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미래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2023년 유럽의 모습은 혼란스럽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저렴한 러시아 천연가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급속한 에너지 비용증가에 시달리고 있다. 화학기업인 바스프를 비롯한 독일 기업들은 해외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독일 가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2024년 1월부터 신규 건축물 가스보일러 설치가 금지되며 히트펌프 설치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연간 1억1200만t에서 2030년까지 6700만t으로 감소시키는 것이 독일 정부의 목표이다. 히트펌프 설치에 약 2만5000유로(약 35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히트펌프는 전기로 가동되기 때문에 히트펌프의 대규모 증가는 전력망에 큰 부담을 가하게 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독일 정부는 히트펌프 설치 비용 30% 부담 등 보조금 제공을 약속하고 있지만 반감이 커지면서 녹색당을 비롯한 집권 연정에 대한 지지도는 낮아지고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는 높아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배출권거래제 보급에 열성적이었던 영국 정부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는 배출권 거래 대상자들에게 연간 배출계획량의 50%에 해당하는 5350만t의 추가 배출허용량을 제공할 예정임을 공개했다. 또한 기업 100곳에 대해 북해 석유·가스 시추를 허용해 화석에너지 퇴출로 향하던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 영국의 배출권은 t당 47유로 수준을 기록하면서 EU 대비 40%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다. 영국 정부의 이와 같은 변화는 치솟은 전기 요금을 낮춰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감소시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3월 네덜란드에서는 질소 배출 감축을 위해 2030년까지 가축의 3분의 1을 감축시키도록 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발로 신생정당 ‘농민-시민운동당(BBB)’이 1당으로 등장했다. 프랑스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환경규제에 대한 일시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가 알고 있던 유럽의 모습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전례 없는 폭염은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모든 국민들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대응이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사례는 경제와 일자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챙겨나갈 것인지도 고민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구밀도와 도시화 비율 그리고 제조업 비중을 기록하고 있으면서 가장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상황에 직면한 대한민국에 적합한 기후정책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할 때가 되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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