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힘든 더위예요”… 폭염 속 새만금 잼버리 [가봤더니]

이예솔 2023. 8. 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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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한 텐트들이 잔디밭을 채웠다.

부푼 마음을 안고 한국에 온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12일간 묵는 곳이다.

대원들은 행진하거나 풀밭에 누워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극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자는 스카우트 정신으로 무장한 대원들마저 폭염은 이겨내기 어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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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해외 스카우트 대원들이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알록달록한 텐트들이 잔디밭을 채웠다. 부푼 마음을 안고 한국에 온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12일간 묵는 곳이다. 대원들은 행진하거나 풀밭에 누워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지난 2일 전북 부안군의 기온은 34도. 쨍쨍 비추는 햇볕 아래,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쿠키뉴스가 방문한 잼버리 행사장 현장은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이었다. 극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자는 스카우트 정신으로 무장한 대원들마저 폭염은 이겨내기 어려워 보였다.

멕시코에서 온 나오미(17)양은 흐르는 땀을 계속 손으로 닦았다. 여덟 살 때부터 스카우트 활동을 해왔다는 그는 한국 문화가 좋아서 이번에 처음 잼버리에 참여했다. 나오미양은 “멕시코와 기온은 비슷한 것 같다”면서도 “습도가 심해서 버티기 힘든 더위”라고 말했다.

2일 오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해외 스카우트 대원들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폭염 대책을 마련했다. 참가자들이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그늘 쉼터와 덩굴 터널도 만들었다. 하지만 더위를 막기엔 역부족처럼 보였다. 그늘막은 내리쬐는 강한 햇빛을 막기엔 얇았다. 그 아래 옹기종기 모인 대원들은 눈을 감은 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덩굴 터널은 대회 시작 전 쏟아진 폭우 때문인지 진흙탕이었다. 진흙 위를 걷는 대원들의 다리는 잔뜩 더러워진 상태였다.

15분 정도 대원들과 함께 걸었더니, 숨이 턱턱 막혔다. 차도와 인도가 잘 구분되지 않는 곳이 많았다. 경찰차와 119구급차가 단복을 입은 대원들 옆으로 계속 지나갔다. 좁은 길은 이동하는 대원들과 경찰, 진입하는 차들로 가득 찼다. 대원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른 피부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우정이 더위 속에서도 피어났다. 마주한 대원들은 인사를 나누거나 구호를 외쳤다. 길가에서 만난 필리핀 대원들이 손을 흔들며 “안녕”이라 외치기도 했다.

2일 오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영지 인근으로 구급차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몇몇 대원들은 수도시설에서 물을 뿌리며 더위를 피했다. 이미 땀으로 젖은 단복을 물로 뒤덮으며, 머리를 감거나 세수를 했다. 수도시설 옆엔 천막으로 만들어진 샤워 시설이 있었다. 하지만 야영장 면적과 텐트수에 비해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부족해 보였다.

오후 6시쯤 진행된 개영식에는 4만명 이상 대원들이 모였다. 앰뷸런스와 경찰차는 대집회장과 영지 내를 연신 돌아다녔다. 경찰은 인근 경찰서 세 곳에서 인력을 동원했다. 대집회장에서 개인별 텐트까지 이동하는 대원들 모습은 행사 시작 3시간 뒤쯤부터 보였다. 이번 잼버리 주제는 너의 꿈을 펼쳐보란 의미의 ‘드로우 유어 드림(Draw Your Dream)’이다. 지난 1일까지 참가 인원 절반인 2만여명이 입장했고, 3일까지 차례로 입영을 마친다. 계속되는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직위가 일정 조정 등 방향을 논의 중이다.

부안=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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