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외고 이어 부일외고도 '탈외고'…이과선호에 외고지위 포기
부산의 부일외고가 신청한 특수목적고 지정 취소가 확정됐다. 외고 지위를 포기한 부일외고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전환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부일외고가 신청한 특목고 지정 취소에 동의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부산시교육청이 지정 취소를 가결한 데 이어 교육부도 동의하면서 부일외고는 특목고 지위를 잃게 된다.
부일외고가 외고 지위를 포기하는 이유는 자사고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자사고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교육청과 교육부의 동의가 필요하다. 교육부는 아직 자사고 지정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부산시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안을 가결한만큼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외고가 자사고로 전환한 사례는 2011년 용인외고가 자사고로 바꾼 이후 두 번째다.
앞서 4월 강원외고가 특목고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한 데 이어 부일외고도 특목고 지위를 포기한 배경에는 최근 극심해진 이과 선호 현상이 있다. 이과반이 없는 외고는 교육과정 180단위 중 72단위를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수업으로 편성해야 한다. 이때문에 자사고나 일반고에 비해 대학 이공계열에 진학하기 어렵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나올만큼 인문계열 대졸자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외고 체제로는 우수한 학생을 모집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특히 특목고를 선택하는 상위권 수험생에게 의대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문·이과 통합수능 체제에서 문과 학생이 입시에서 불리해진 것이 외고 인기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3학년도 외고 경쟁률은 1.13대 1에 그쳤다. 30개 외고 중 10곳은 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했다.
부산의 자사고는 남고인 해운대고 한 곳 뿐이라 여학생이 갈 수 있는 자사고가 없었다.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여학생의 학교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어 지역 사회에서는 부일고의 자사고 전환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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