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캅 절친 이시이, 진화한 타격능력 보여줄까?

김종수 2023. 8. 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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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L] 4일 브라질 거구 상대로 쇼케이스 매치 예약

[김종수 기자]

 
 이시이 사토시(36·크로아티아)는 유도 레전드의 길을 포기하고 종합격투기, 복싱 등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 PFL 제공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무제한급 금메달리스트 출신 파이터 이시이 사토시(36·크로아티아)가 3년 9개월여 만에 미국 종합격투기 무대로 돌아온다.

오는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샌안토니오 보잉 센터 테크 포트에서 있을 '2023 PFL(Professional Fighters League)' 라이트헤비급(-93㎏) 및 페더급(-66㎏) 토너먼트 4강전이 그 무대로 상대는 다닐루 마르케스(38·브라질), 둘은 헤비급(-120㎏) 쇼케이스 매치로 경기를 치르게 된다.

PFL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WSOF(World Series of Fighting) 시절에도 UFC 다음의 미국 단체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리그+플레이오프'로 챔피언을 가리는 메이저 스포츠 방식으로 종합격투기 대회를 운영한다. 2021년부터는 우승상금 100만 달러(약 13억 원) 토너먼트를 8강에서 4강으로 축소하여 운영 중에 있다.

이시이는 2019년, 마르케스는 이번 시즌 PFL 헤비급 정규리그에 참가하여 1승1패를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4년 전 이시이는 PFL 플레이오프 준준결승에서 탈락했다. 마르케스는 2023 정규시즌 7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둘다 해당 단체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둔 바 있어, 서로를 제물로 삼는 도약의 의미도 있어 더욱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올드 팬들이라면 이시이의 최근 근황을 듣고 여러모로 놀랄 수도 있겠다. 일단 눈에 뜨는 것은 국적이다. 현재 그의 국적은 크로아티아다. 2019년에 크로아티아로 귀화했기 때문이다. 오사카부 이바라키 출신으로 일본을 대표하던 유도 영웅 중 한 명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의외도 이런 의외가 없다.

크로아티아가 낳은 격투 스타 미르코 크로캅과 절친이라는 점에서 이래저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이시이는 이전부터 국적에 대해서는 무척 프리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유도선수 시절에도 미국으로 귀화해 올림픽에 출전하려고 했던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시이는 181cm, 107kg의 당당한 체격을 바탕으로 2007 IJF 세계 유도 선수권 대회, 2008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세계 최강자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특히 동양인에게는 어려운 무제한급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시이보다 나은 커리어를 남긴 동양권 유도인들이 적지 않음에도 명성에서 결코 꿇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계 체중이 없는 종목을 제패한 것은 명실상부한 월드 넘버원이 됐다는 뜻이다.
 
 이시이 사토시와 헤비급(-120㎏) 쇼케이스 매치를 펼칠 다닐루 마르케스(38·브라질)
ⓒ PFL 제공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중량급 최연소 금메달 리스트가 되었을 당시만 해도 그에 대한 일본 유도계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그동안 쌓은 커리어도 충분히 대단했지만 겨우 22살의 나이였다는 점에서 유도 중량급 역사의 한 획을 그을 것이다는 의견이 많았다. 때문에 그해 11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도계를 은퇴하고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유도계는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종합격투기 쪽에서는 양손을 벌려 환영했다. 이후 이시이는 센고쿠를 시작으로 라이진 FF, KSW, HEAT, AFC, M-1 글로벌, SBC, EMC 등 다양한 단체에서 뛰며 통산 25승 1무 12패의 성적을 거뒀다.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동양인이 헤비급 무대에서 14년 넘게 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녹아웃 승은 3회(12%)에 불과하지만 12번(48%)의 서브미션 승리를 만들어가며 유도 출신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서브미션 패배 또한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팀 실비아(47·미국)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둔 것을 비롯 원조 '쇠파이프 로우킥' 페드로 히조(49·브라질) 괴력의 레슬러 제프 몬슨(52·미국) 등 UFC 타이틀 도전자 출신, 프라이드 챔피언전을 경험한 '텍사스 광마' 히스 헤링(45·미국) 등에게서 승리를 가져갔다.

그 외…, 미노와 이쿠히사, 시바타 카츠요리, 제롬 르 밴너, 션 맥코클, 후지타 카즈유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수들을 제압했다.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불꽃하이킥' 미르코 크로캅, 퀸튼 '람페이지' 잭슨, '킹 모' 무하마드 라왈 등과도 일합을 겨뤘다. 최홍만 정도를 제외하면 헤비급에서 이 정도 업적을 이룬 동양 헤비급 파이터는 없다.

이시이의 행보는 MMA에서만 그치지 않고 있다. 서브미션 그래플링(2016~2018) 1승 3무 1패, K-1 킥복싱(2021~2023) 3승 1패, 프로복싱(2022~2023) 1승 1무 등 다양한 투기 종목에 출전 중이다. 유도에만 집중했으면 좀더 대단한 업적을 남길 수도 있었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않는 정신 만큼은 인정할만하다.

이시이와 대결을 펼칠 마르케스는 브라질 Gladiator Combat Fight 미들급(-84㎏) 챔피언을 지낸바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진출한 UFC에서도 2승 2패(2020~2022년)를 기록했다. 이시이보다 신장, 윙스팬 등 사이즈에서 압도적인 상대인지라 체격에서의 한계를 극복하는게 관건이다. 더불어 오랜시간 크로캅과 우정을 쌓아가면서 함께 훈련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진화한 타격 능력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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