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어도 '4연속 QS+', 고퀄스의 비결은 9이닝 당 볼넷 '0.68' [IS 스타]

윤승재 2023. 8. 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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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023=""> KT 고영표. 연합뉴스</yonhap>


8회까지 무실점, 점수는 8점 차 리드. 완봉승도 노릴만한 페이스였지만 고영표(31·KT 위즈)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이번 이닝(8회)만 막고 내려가겠습니다”는 말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왔다. 

고영표는 지난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9승(5패)을 수확했다. 투구 수를 보면 1이닝을 더 던질 수 있었지만, 고영표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고영표는 8회 도중 집중력을 잃었다. “더위를 먹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고영표는 추신수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투수 코치를 불렀다. 교체가 가능한 투수가 있는지 확인한 뒤, 몸을 풀고 있는 투수가 없자 자신이 이닝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하고 8회를 마무리했다. 이후 고영표는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KT 고영표. 연합뉴스


잠시 흔들렸으나 이날 고영표의 투구는 완벽했다.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고 8회까지 무실점했다. 네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범위를 넓히면 9경기 연속이다. 선발이 7이닝 이상 경기를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고영표는 꾸준히 제 임무를 다했다. 그의 별명도 ‘고퀄스(고영표+퀄리티스타트)’다.

비결이 무엇일까. 고영표는 “초구부터 승부구를 던지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처음엔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던지다가 조금씩 감을 잡으면 점점 코너를 보고 던진다. (가운데에 던질 때) 힘 없게 던지면 치기 쉬운 공이 되니까 초구부터 승부구라고 생각하고 강하게 던진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그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72.8%로 KBO리그에서 가장 높다. 

KT 고영표. 연합뉴스


볼넷이 적은 것도 ‘고퀄스’의 비결이다. 올 시즌 고영표의 9이닝 당 볼넷은 0.68개로, 이 역시 리그에서 가장 적다. 볼넷이 적으니 투구 수 관리에도 효율적이다. 고영표의 이닝 당 평균 투구수는 13.5개. 긴 이닝을 끌고 가기 수월하다. 고영표는 “볼넷을 주면 투구수가 무의미하게 늘어난다. 존 안에 공을 던져 타자들과 빨리 승부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고영표와 KT의 상승세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여름(6월)을 기점으로 고영표는 6승 2패 평균자책점 1.58로 승승장구 중이다. KT도 6월 이후 승률 1위(0.682)를 달리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고영표는 “여름에 팀도 나도 승수를 많이 쌓는 것 같다. 기복이 적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다”라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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