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별이 된 정진혜 화가, 진주에 그의 이름 딴 거리 생겨

윤성효 2023. 8. 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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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이 되면 한 잎의 고백을 하고 싶어 했던 고 정진혜(1966~2022년) 작가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겨났다.

그는 "아마도 정진혜 선생께서 생의 후반에 진주로 들어와 루시다갤러리에서 많은 활동을 하셨기에 오늘 감회가 남다르리라 생각된다"며 "뜨거운 한여름에 휴가를 뒤로 한 채 멀리서 참석해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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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경동 루시다갤러리 앞 골목 ... 추모위, 작품 사진 20장 모아 '거리명 제막'

[윤성효 기자]

 고 정진혜 화가.
ⓒ 정진혜작가추모위원회
 
유월이 되면 한 잎의 고백을 하고 싶어 했던 고 정진혜(1966~2022년) 작가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겨났다. 경남 진주시 망경동에 있는 루시다갤러리(관장 이수진) 야외전시장으로, 고인이 남긴 작품 20점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진주여고, 경남대 미술교육과를 나온 고인은 평생 창작을 하면서 작품을 생산했고, 진주와 서울, 창원, 통영에서 400여 차례에 걸쳐 개인·단체전을 열었으며, 2011년 동서미술상을 받았다.

그녀는 작품전을 열면서 "쓸쓸하고 높고 푸르른", "현의 세계", "빛의 환영", "스침", "봄 어떤 사랑", "한 잎의 고백", "다시 유월", "어떤, 에로스", "침묵이 봄에게", "밤을 건너는 계절"라는 제목을 붙였다.

창작 열의를 불태워 오던 정진혜 작가가 지난해 갑자기 세상을 뜨자, 이채언·이승언·이수진·심이성·장치길·최행숙·노혜정·박미정·차순미·하미옥씨가 '정진혜 작가 1주기 추모위원회'(아래 추모위)를 꾸려 고인을 기리기로 했다.

추모위는 먼저 고인이 생전에 개인전을 열었던 루시다갤러리 앞 골목에 '정진혜 거리'를 조성했다. 이에 고인이 세상을 뜬지 1년이 되는 2일 저녁 '거리명 제막식'이 열렸다.

추모위는 "지난해 8월 2일에 세상을 떠난 정진혜 작가의 거리명 제막식과 추모 행사를 열었다"며 "한 예술가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들을 되돌아보고 그녀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였다"고 했다.

정수예술촌에서 함께 활동했던 심이성 조각가는 추모사를 통해 "고 정진혜 화우가 별이 된 지 1주년이 다가오면서 지난 1년간 홍역처럼 끙끙 앓고만 있었던 우리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뜻깊게 모이게 만들어 추모의 시간을 갖게 해준 루시다갤러리에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그는 "아마도 정진혜 선생께서 생의 후반에 진주로 들어와 루시다갤러리에서 많은 활동을 하셨기에 오늘 감회가 남다르리라 생각된다"며 "뜨거운 한여름에 휴가를 뒤로 한 채 멀리서 참석해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고인에 대해 심 조각가는 "그녀는 조그만 체구에 깡마른 몸으로 태산 같은 삶을 살다가 다른 별로 가게 되었다. 작가로서 치열한 영혼을 담은 열정적 작품은 물론이고 후진양성과 여러 예술 활동에 투혼을 바쳐 진심으로 자기 몸도 돌보지 않은 채 희생과 봉사의 뜻깊은 일들을 실천해 왔다"고 했다.

이어 "그녀의 인생상황도 만만찮았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미소와 부드러운 심성으로 주변인들의 고통과 상처를 보듬어주고 오히려 위로와 삶의 용기 희망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그녀는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라며 "그런 그녀를 생전에 더 잘해주지 못했던 아쉬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라고 술회했다.

이어 "폭풍처럼 살다간 그녀가 남긴 마치 성녀처럼 배푼 큰 사랑과 고마움을 이제 남은 우리들은 조금씩 갚아나가야겠다"라며 "그녀는 비록 다른 별로 갔지만 그녀가 남긴 소중한 정신적 가치를 간직하면서 맘속으로 늘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조그만 일들을 앞으로 해나가야겠다"라고 덧붙였다.

추모 사업과 관련해 심 조각가는 "정진혜 선생의 추모위가 발족되고 앞으로 조금씩 후원회와 출판, 회고전을 비롯해 지역 예술사에서 그녀의 작품을 정립해 나가는 일에 한 발 한 발 나아가길 소망한다"라고 했다.

심이성 조각가는 "비록 지금은 조그만 공간의 기념적 성격의 정진혜거리지만 그녀의 향기는 깊게 남아 있을 것"이라며 "정진혜 선생은 우리 곁을 떠난 것이 아니다. 우리와 같이 항상 살아갈 것이다. 그 숭고한 정신이야말로 우리들의 삶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주 망경동에 만들어진 '정진혜 거리'.
ⓒ 정진혜작가추모위원회
  
 진주 망경동에 만들어진 '정진혜 거리'.
ⓒ 정진혜작가추모위원회
  
 진주 망경동에 만들어진 '정진혜 거리'.
ⓒ 정진혜작가추모위원회
  
 고 정진혜 화가.
ⓒ 정진혜작가추모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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