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반도체 확보" 현대차그룹, AI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 투자
“미래 모빌리티 최적화 반도체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전자장비화 되는 자동차를 비롯해 모빌리티 산업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현대차·기아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5000만달러(약 642억원)를 투자했다고 3일 밝혔다. 텐스토렌트가 최근 모집한 투자금(1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현대차는 3000만, 기아는 2000만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인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다. 그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 AMD에선 PC용 CPU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했다. 테슬라에서도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작업을 이끈 바 있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 담당 부사장(오른쪽)과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만나 투자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16년 설립 후 자체 개발 AI 관련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엔지니어 대다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이 회사 CPU·NPU(신경망처리장치) 설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한 맞춤형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 설명이다. 올해 들어 반도체개발실을 신설하고 외부 업체와의 전략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환이다.

특히 NPU 기반 AI 반도체는 자율주행 기술 실생활 적용에 필수적이다. 도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상황을 자동차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입력 순서대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별개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다.

양사는 차량용 반도체뿐 아니라 로보틱스·미래항공모빌리티(AAM)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글로벌 3위 자동차 메이커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을 인상 깊게 지켜봐 왔다”며 “이번 투자 및 공동개발 논의 과정에서 두 회사 간 쌓인 신뢰에 대해 현대차그룹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담당 부사장은 “텐스토렌트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미래 모빌리티에 최적화하면서도 차별화된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외부 업체와의 반도체 협업 체계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