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질수 없다면 악마화? 野는 노인·이대남, 與는 여성 때리는 이유
더불어민주당발(發) 노인 비하 논란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는 발언에 이어 양이원영 의원도 1일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가세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박광온 원내대표는 2일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어르신 폄훼 DNA’ 발현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윤희석 대변인)고 비판했다. 대한노인회도 이날 민주당을 “습관성 노인 폄하 정당”이라 비판하며 과거 발언을 소환했다. “60대 이상은 투표 안 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되고”(2004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서울 노친네들투표 못 하게 여행 예약해드렸다’는 트위터에) 진짜 효자!!!”(2011년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다
반복되는 민주당 노인 비하에 국민의힘은 “노인은 국민의힘 지지자니까 폄하해도 된다는 것이 민주당의 본심”(윤재옥 원내대표)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는 “노년층 지지세가 약한 민주당이 ‘노인은 미래 세대의 짐’이란 악마화 프레임을 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 역시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아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나왔다.
정치 지형에 따라 특정 지지층을 공격하는 행태는 여야에서 공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재인 정부 때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돌아서서 2021년 4·7 서울·부산 보궐선거, 지난해 3·9 대선, 6·1 지방선거까지 국민의힘 3연승을 뒷받침한 ‘이대남’에 대한 민주당 비판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에선 “자기들(이대남)은 축구도 하고 롤(게임)도 해야 하는데 여자들은 공부하니 이대남이 화를 낸다”(2018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는 취지의 주장이 쏟아졌다. 조국 사태가 벌어진 2019년엔 “20대 (남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렇다”(설훈 의원), “전 정부의 반공 교육 때문에 보수적”(홍익표 의원) 같은 말도 나왔다.
국민의힘도 크게 다르진 않다.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여성을 소홀하게 대해 ‘갈라치기’ 논란을 자초하곤 했다. 지난 대선 때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공약을 내걸었고, 최근엔 실업급여 관련 공청회에서 “(여성은) 실업급여를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을 간다.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여야가 정치공학적 편 가르기로 사회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며 “‘나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이라는 이유로 배척해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건 자충수일 수 있다. 이들을 포용·흡수하려는 노력이 득표에 훨씬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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