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지켜라”… 면담예약제·대기실 CCTV·녹음전화기 보급

성윤수 2023. 8. 3.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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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교사와 면담하거나 통화하려는 학부모는 미리 예약해야 하는 사전예약제가 시범 도입된다.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학부모 대기 및 상담 공간인 민원인 대기실에 CCTV가 설치되고, 교내 업무용 전화기는 녹음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교체된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등으로 교권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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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11월 시범 도입 예정
교사 전화번호 학부모에 비공개
변호사 선임비용 선지급 방안도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모가 벽에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교사와 면담하거나 통화하려는 학부모는 미리 예약해야 하는 사전예약제가 시범 도입된다.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학부모 대기 및 상담 공간인 민원인 대기실에 CCTV가 설치되고, 교내 업무용 전화기는 녹음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교체된다. 교사를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원의 교육 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우선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등으로 교권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먼저 교사들이 큰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 민원과 관련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교사 면담 사전예약시스템을 도입한다. 민원 창구를 일원화하고, 앱에서 민원을 1차적으로 분류해 교사에게 바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서울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오는 11월 시범 도입될 예정이며, 내년부터 서울 지역 유치원과 학교 모두 운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민원인 대기실을 마련해 교실이 아닌 별도 공간에서 상담을 진행하도록 하고, CCTV도 설치해 위험 상황 발생에 대비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은 정상적 교육활동 침해를 넘어 교사 개인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이 시스템이 악성 민원 자체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감정이 북받치거나 욱해서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일종의 ‘쿨링 다운’하는 숙려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악성 민원 내용을 남길 수 있도록 교내 업무용 전화기도 녹음이 가능한 제품으로 바꾼다. 교원 개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알려져 민원 절차가 무의미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교사의 개인 번호가 학부모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교육청 차원의 지침을 만들 계획이다.

법적 분쟁에서 교원을 적극 보호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우선 소송비 지원 절차가 간소화된다. 현재는 교권침해 관련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경우 교원이 소송비 지원을 받으려면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관련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해당 사실이 알려질까 봐 현실적으로 교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교육청은 교원에게 교보위 의결 없이 교보위 심의가 예정돼 있다는 증명서만으로도 소송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변호사 선임비용 선지급 방안도 추진한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교원 대상 법률분쟁 사례 분석 및 교육청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교원들이 법률 분쟁 시 가장 원하는 지원은 소송비 지원이었다. 이에 교육청은 내년부터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경우 수사 단계부터 변호인 선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교원에게 일부 과실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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