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삼키는 ESS시장… 하반기 재탈환 시동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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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한때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ESS 시장을 지배했다.
실제로 세계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 비중은 82%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특정 시점에 생산능력을 급격히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 중국산 ESS 물량이 가파르게 늘면서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이고 북미, 유럽 등에서도 한국산의 점유율이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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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LFP배터리 물량 공세로 장악
韓, 신제품·M&A 등 반격 노려
2020년 이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한국 2차전지 기업들의 순위는 계속해서 추락 중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강점을 지닌 중국 기업들의 물량 공세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 생산능력 확대, 인수·합병(M&A)으로 반격을 노리고 있다.
2일 컨설팅 업체 인포링크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1분기 ESS 출고량 기준으로 세계 8위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위 안에 들지도 못했다. 1~10위 가운데 삼성SDI를 제외한 나머지 9곳은 모두 중국 기업이다. ESS는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일종의 ‘대용량 배터리’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원의 증가에 따라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때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ESS 시장을 지배했다. 산업계에서 ‘격세지감’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전 세계 ESS 시장에서 점유율 2위와 3위를 차지했었다. 2020년에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55%에 달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합계 점유율은 2021년 36.3%, 지난해 14.8%로 쪼그라들었다.
결정적 이유는 LFP 배터리에 있다. 산업계에선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한다. LFP 배터리는 한국 배터리 기업에서 주력으로 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이 싸고, 수명은 길며, 화재 위험이 낮다. 실제로 세계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 비중은 82%에 이른다. KB증권 강효주 애널리스트는 “LFP 배터리가 ESS 시장 대부분을 장악할 것”으로 진단했다.
여기에다 중국 기업들은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특정 시점에 생산능력을 급격히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 중국산 ESS 물량이 가파르게 늘면서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이고 북미, 유럽 등에서도 한국산의 점유율이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배터리 업계는 반격을 준비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27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력용 ESS는 높은 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요구하는 수요가 많다. 하반기에 신규 제품을 출시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에 주택용 ESS 신제품 ‘엔블럭E’를 내놓을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제품으로서는 처음으로 LFP 배터리를 적용했다.
생산능력도 키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에 있는 NCM 배터리 생산라인의 일부를 LFP용으로 전환해 ESS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ESS용 LFP 배터리 공장도 건설할 예정이다. SK온도 미국에 ESS 전용 공장을 새로 짓는 걸 검토하고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ESS 시스템 통합(SI) 전문기업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공급뿐 아니라 사업 기획, 설계, 설치, 유지, 보수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 역량을 갖춰 나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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