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AI 관련주 투자해볼까? 네이버·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분할 매수 등 가격 변동성 제어 필요
시장이 확대되고 유망 기업이 많아지면서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루닛과 뷰노가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26일 종가 기준 루닛과 뷰노는 연초 대비 각각 460%, 431% 올랐다. 7개월 사이 주가가 무려 5배 이상 오른 것. 두 기업은 모두 AI를 기반으로 영상을 분석·판독하는 기술력을 갖춘 의료 분야 AI 종목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AI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체들은 투자자 선택을 받고 있다. 다만 성장주의 높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가 가능한 AI 관련 ETF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기술력 갖춘 중소형주 ‘다양’
올 들어 AI 관련주가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은 제2의 루닛·뷰노 찾기에 나섰다. 전문가들 역시 AI와 의료를 접목할 수 있는 업체에 주목한다. 그중에서도 주로 거론되는 종목은 AI 의료 솔루션 1호 상장 기업인 제이엘케이. 루닛·뷰노와 마찬가지로 올해 주가가 급등했다. 7월 26일 종가 기준 제이엘케이 주가는 연초 대비 9배 이상 상승한 2만9200원. 회사의 핵심 제품인 뇌 질환 관련 진단 솔루션이 국내 비급여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미국 시장 진출에 기대감까지 커지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루닛·뷰노와 함께 AI 기술과 의료를 접목시켜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대형주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네이버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회사의 AI 기술인 ‘하이퍼클로바X’와 해당 기술이 접목된 검색·커머스 등 주요 서비스에서 조만간 구체적인 변화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색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직관적인 검색 결과를 명확히 제공함으로써 최근 불거진 검색 시장점유율 하락 우려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AI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도 전문가 추천이 몰리는 종목이다. 아직까지 글로벌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에 투자가 쏠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엔비디아 그래픽저장장치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와 함께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엔비디아에 인쇄회로기판(PCB)을 공급하는 이수페타시스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정상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 전문가 추천을 받는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연초 투자가 몰린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상장한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올해 1월에만 주가가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챗GPT 열풍을 타고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등극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본다. 챗GPT에 사용되는 HBM3 회로 설계 시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설계도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업체도 주목해야
미국뿐 아니라 중화권도 유망
기술력을 갖춘 해외 AI 수혜 기업은 어떤 곳이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유망하면서도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종으로 분류되는 엔비디아와 AMD 역시 마찬가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AI 사업을 실적으로 가장 먼저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과거 기술주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사례를 봐도 10년간 상승 랠리가 이어진 만큼, AI 산업의 성장성을 믿는다면 상승 동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산업 초창기에는 많은 기업이 우후죽순 등장한다”며 “AI 관련 옥석을 가려내기 어렵고 투자 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빅테크 종목이 비교적 안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한 업체지만 주목할 만하다는 기업은 어디일까. AI용 서버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미국의 다수 중소형 소매 업체들에 AI 기능이 포함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맨해튼어소시에이츠가 후한 평가를 받는다.
중국 업체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중국의 생성 AI 영역 최강자 바이두가 주목받는다. 10년 이상 개발한 자체 딥러닝 기술과 사전 훈련 모델, 클라우드 인프라 등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딥러닝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한 바이두는 지난해 10개의 대규모 딥러닝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백승혜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바이두는 물론 중국 통푸마이크로, 대만 폭스콘 같은 업체도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이라며 “통푸마이크로는 AI 프로세서 수주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폭스콘은 비교적 장기적인 관점에서 AI 서버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외 킹소프트와 이노라이트 등 중국 소프트웨어 관련주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TF 수익률 30% 웃돌아
종목별 높은 가격 변동성은 주의
AI 관련주 투자에 주의해야 할 점은 높은 가격 변동성이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을 직접 제공하는 여러 기업은 시장 확대가 단기적인 실적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우려도 존재한다. 이 같은 이유로 AI 관련주에 직접 투자가 고민된다면 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아직 AI 관련주에 투자하는 국내 ETF가 많은 건 아니지만, 올 들어 AI 관련 국내외 유망 기업에 집중적으로 액티브 ETF가 상장하는 등 관련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상품명에 ‘AI’가 포함된 ETF는 5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 브이아이자산운용의 ‘FOCUS AI코리아액티브’, 우리자산운용의 ‘WOORI AI ESG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등이다. 다만 이들 중 실제로 AI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품은 많지 않다. 기존 상품은 대부분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운용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실제로 AI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품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상장한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와 7월 상장한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구성 종목을 변경할 수 있는 액티브 상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상품명에 AI가 포함된 건 아니지만 지난 7월 25일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스페이스테크iSelect’도 AI를 포함해 우주·로봇 관련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익률도 높다. 7월 26일 종가 기준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는 상장 후 2개월간 약 31%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상품명에 AI가 포함된 FOCUS AI코리아액티브(28%), WOORI AI ESG액티브(16%),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14%)도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나타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AI 관련주의 가격 변동성이 비교적 크기 때문에 ETF를 통한 간접 투자나 분할 매수 등 위험을 줄이는 전략을 추천한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AI와 같은 혁신 산업에 대한 투자는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분할 매수와 같은 배분 전략이 중요하다”며 “가격 하락 시 비중을 확대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채권과 현금 비중도 동반하는 등 변동성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0호 (2023.08.02~2023.08.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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