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성년자 온라인 중독에…'하루 2시간 폰 이용' 방침 내놔

휴대전화 자료사진. 사진 셔터스톡

중국 정부가 미성년자의 모바일 기기 사용을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이날 발표한 '모바일 인터넷 미성년자 모델 건설 가이드라인' 초안에는 미성년자의 인터넷 사용 가능 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준은 연령대별로 ▶8세 미만 40분 이하 ▶8∼15세 1시간 이하 ▶16∼18세 2시간 이하 등 다르게 제시됐다. 부모에게는 제한 면제 권한을 줬다.

미성년 사용자가 모바일 단말기를 30분 넘게 사용할 경우 휴식 알림을 발신하고, 매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는 '서비스 제공 불가' 안내를 띄워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긴급통화 등 안전을 위한 애플린케이션과 이미지 처리, 계산과 같은 기능은 예외로 뒀다. 부모가 허락한 특정 애플리케이션도 시간 제한에서 제외된다.

또 가이드라인에는 모바일 단말기가 터치 한 번으로 '미성년자 모드'를 켜고 끌 수 있는 자동 전환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됐다. 모바일 단말기와 애플리케이션, 앱스토어 모두 연동돼야 하고, 미성년자 모드가 켜지면 애플리케이션과 앱스토어는 모두 인터페이스를 전환해야 한다. 미성년자 모드는 부모나 미성년자 사용자가 여러 단말기를 사용하더라도 똑같이 지원돼야 한다.

미성년자가 모바일 단말기로 볼 수 있는 콘텐트를 규율하는 조항도 초안에 포함됐다. 미성년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유해한 내용이 포함된 정보의 제작·복사·게시·유포를 금지하고, 미성년자의 민사행위 능력에 맞지 않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또 미성년자 모드에선 모금이나 인기투표 등을 주제로 하는 커뮤니티 설치를 못하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9월 2일까지 초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의 가이드라인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스마트폰 제조사와 인터넷 플랫폼 기업, 앱스토어 제공 업체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날 중국의 기술주들은 홍콩 증시 등에서 대폭 하락했다.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콰이서우는 5% 이상 하락했고, 소셜미디어인 웨이보는 5% 이상 하락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이드라인 내용에 대해 "온라인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인터넷 사용 규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