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국은 꺼져라”…러 유람선, 조지아서 달걀 세례 받고 쫓겨나

러시아 유람선이 지난달 31일 조지아 바투미항구에 입항하자마자 조지아 시위대가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러시아 유람선이 조지아에 입항했다가 시위대의 거친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조지아 집권당이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나섰지만 러시아가 자국 영토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침공한데 대해 국민들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관광객 800여명을 태운 러시아 유람선 ‘아스토리아 그란데’는 러시아 소치 항구에서 출발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조지아의 흑해 항구도시 바투미에 정박했다. 당시 유람선 관광객 중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관광객은 결국 문전빅대를 당했다. 승객들이 하선하자 기다리고 있던 시위대가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국가,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며 항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중에는 유람선을 향해 달걀을 던지거나 승객들에게 당장 떠나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지아 당국은 “이날 시위로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 1명을 포함한 23명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며 “아스토리아 그란데 유람선은 결국 다음 날인 1일 계획을 앞당겨 바투미 항구를 떠났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은 1인당 약 900파운드(약 150만원)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토리아 그란데는 앞서 지난 27일에도 바투미에 입항했다가 시위대의 항의로 일정을 축소한 바 있다. 아스토리아 그란데는 바투미를 거치는 일정을 없애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조지아 집권당이 러시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양국 간 직항편을 재개하고,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나서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고 설명했다.

친유럽 성향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러시아 유람선의 입항을 ‘러시아의 도발’로 규정하며 시위 지지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