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도전… 큰 힘 주는 ‘청기캠’
치유가 있는 영적 잔치 ‘뮤지컬 하디’ 첫 공연
서울 상계동 빛가온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 서길원 목사는 2010년 여름 B형간염 악화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당시 죽음을 앞에 두고 기도원을 찾았을 때 분명한 하나님의 음성이 마음에 울렸다. 마치 엘리야가 호렙산에서 경험한 엘리사를 후계자로 세우라는 하나님의 음성처럼, 다음세대 사역을 시작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그렇게 서 목사는 삶을 정리하러 기도원에 올라갔다가 3일 만에 회복돼 비전을 품고 내려왔고, 곧바로 그해 겨울 ‘청소년기름부음캠프’(청기캠)를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청기캠은 매년 7월 마지막 주에 2박3일 일정으로 1~2차로 연속 진행하고 있다. 초교파 청소년 캠프로 자리매김하면서 2018년부터는 빛가온교회 주관이 아닌 ‘위아처치’라는 이름으로 연합 활동을 시작했다. 특별히 올해 13번째로 열리는 청기캠은 기독교대한감리회 ‘하디 영적 각성 120주년 기념대회’에서 다음세대 부흥을 위한 공식 일정으로 소개돼 전국의 180교회 2800명이 조기 등록했다.
지난 30일부터 오는 5일까지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진행하는 ‘2023 청소년기름부음캠프- YOU TURN’을 앞두고, 27일 위아처치 서길원 대표와 황제희(빛가온교회 전도사) 총괄 그리고 이번 캠프에서 선보이는 ‘뮤지컬 하디’의 김동명(큰사랑교회 담임전도사) 주연배우를 빛가온교회에서 만났다.
위아처치는 두 가지 큰 목적 아래 청기캠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는 ‘성령의 기름 부음을 통한 영적 치유’이며, 둘째는 ‘은사를 통한 비전의 재설정’이다. 이를 위해 참가자들은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전문 강사진들의 강의를 듣고 함께 뜨겁게 찬양하며, 기도하고 선포하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는 스캇브래너(주님의교회) 목사, 김용의(순회선교단) 선교사 등 12명이 강사로 나서며 레위지파미니스트리, 하다쉬뮤직, 브라이언김, 위아처치 워십팀 등이 찬양을 인도한다.
청소년들의 신앙 체험을 중심으로 12년 동안 청기캠을 진행하다 보니 다양한 에피소드가 쌓였다. 한 번은 서 대표가 감리교신학대에서 강의할 때 쉬는 시간에 한 신학생이 찾아왔다. 그는 “청소년 시절 손에 마비가 왔을 때 청기캠에 참가했다”며 “캠프기간 동안 손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고, 그 은혜로 실용음악 드럼을 전공한 후 지금은 신학생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황제희 총괄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한 학생이 있다. 난청으로 인해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직후 치유와 회복을 바라며 캠프에 참가한 ‘지영이’는 캠프 첫날 저녁에 부모와 함께 스태프들에게 찾아와 “귀가 잘 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전까지 지영이는 얼굴 뒤쪽이나 양옆에서 들리는 소리에는 반응할 수 없고, 눈으로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며 겨우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은 후 황 총괄은 오히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까…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캠프의 마지막 날 황 총괄은 지영이를 발견하고 본인도 모르게 “지영아”라고 불렀고, 그때 지영이가 돌아보며 환하게 웃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외적인 치유와 마음의 치유, 그리고 비전 발견이라는 특징 외에 청기캠에는 자랑거리가 하나 더 있다. 12년 동안 기독교대학 등 외부에서 2박 3일씩 2차 연속으로 캠프를 진행하며, 차수당 최대 1400명의 학생들을 케어하는 동안 단 한 번의 사건 사고도 없었다는 것이다. 또 매년 여름이면 반복되는 폭염과 태풍, 홍수 속에서도 청기캠 일정은 한 번도 방해받지 않았다.
평택대학교에서 캠프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큰 태풍 소식에 스태프들은 간절히 기도했고 서해안으로 몰려오던 태풍은 돌연 평택에서 소멸됐다. 또 한 번은 실내 강당에 1600명이 모여 있을 때 에어컨이 고장 났다. 선풍기를 급히 구해서 배치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집회를 시작했다가는 더위로 모두 실신할 것만 같았다. 스태프들이 모두 모여서 성경 말씀을 붙잡고 기도한 후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강당의 실내 온도는 내내 ‘24.7도’였다. 서 대표는 “당시 실내 온도를 찍은 사진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며 “하나님이 이 땅의 청소년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실제로 역사하시는 캠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기캠은 1회부터 매년 12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캠프에 참가한 학생 전원이 캠프 둘째 날 ‘신앙 에세이’를 작성하면, 전문 심사위원이 하나님을 향한 경험과 비전을 바탕으로 심사해 장학생을 선발한다. 서 대표는 “세상이 성공만을 이야기할 때 교회의 다음세대는 하나님 나라에 관해 이야기하며, 하나님 뜻 안에서 바른 비전을 소유해야 한다”며 “성령의 기름 부음을 체험한 청소년들이 앞으로 한국과 세계에서 리더로 쓰임 받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청기캠의 특징 중 하나는 ‘뮤지컬 하디’ 공연이다.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디 선교사의 삶을 조명하고자 올해 4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연기를 전공하고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김서진 청년이 감독 및 연출을 맡았고, 작곡을 전공한 허정완(홍익대 3학년) 청년이 뮤지컬 3곡 중 2곡을 새롭게 작곡했다. 하디 역의 김동명 전도사는 첫 리허설 시간 “‘주님, 저는 오직 제힘으로만 일을 해왔습니다’라는 대사를 연기할 때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며 “이번 뮤지컬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회개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청기캠을 위해 빛가온교회 청년 60명과 연합교회 청년 50명 총 110명의 스태프들은 지난 5월부터 기도 모임을 시작했다. 서 대표는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모이는 청년 스태프들의 온전한 헌신이 담긴 이번 캠프에서 참가 청소년들이 하나님과 맘껏 교제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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