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활극·블랙코미디… ‘빅4’ 여름영화 뭐 볼까
볼 거리·들을 거리 가득! 오락영화다운 ‘밀수’
1970년대, 가상도시 군천을 배경으로 밀수에 뛰어든 해녀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 ‘밀수’는 이 한 문장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영화다. 여기에 배우들의 앙상블이 더해져 볼거리를 선사한다. 김혜수와 염정아가 해녀를 맡아 다양한 감정선은 물론, 수중에서 기상천외한 액션을 막힘없이 해낸다. 조인성은 등장만으로도 누아르 영화를 만드는 듯 위력을 뿜어낸다. 박정민과 고민시의 감초 활약도 볼 만하다. 시원한 바다 풍경과 1970년대 당시 유행가가 상영관을 가득 채울 때면 극장이 꽤 괜찮은 피서지로 느껴진다. 류승완 감독의 액션 만듦새는 역시나 뛰어나다. 현재 상영 중. 129분.
- 볼까: 범죄액션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1970년대 유행가를 들으며 온 가족이 함께 공감대를 나누기에도 적합하다.
- 말까: 탄탄한 서사를 중요시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생각보다 잔혹한 몇몇 장면에 당혹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뻔함과 친숙함 사이 ‘비공식작전’
‘비공식작전’에는 익숙한 요소가 많다. 해외 피랍 사건을 다룬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과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를 봤다면 무장단체와 협상하는 이야기에 기시감을 느낄 수 있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와 티빙 여행 예능 ‘두발로 티켓팅’을 봤다면 하정우와 주지훈의 투 숏이 눈에 익을 수도 있겠다. ‘비공식작전’은 뻔함과 친숙함 사이를 오가며 스릴감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해 인질 구출 과정에 다양한 갈등 요소를 집어넣었다. 김성훈 감독 특유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연출이 빛을 발한다. 차량 액션에는 긴박함이 가득하다. 다만 하정우와 주지훈의 친분이 극 중 캐릭터를 뚫고 존재감을 드러낼 때마다 몰입감이 쉽게 떨어진다. 2일 개봉. 132분.
- 볼까: 영화 ‘끝까지 간다’에서 느낀 스릴감을 다시 경험하고 싶다면 관람을 권한다. 하정우의 능청맞은 연기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단비 같은 영화다.
- 말까: 위기가 거듭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 감동을 유발하려는 설정들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웅장한 우주의 맛, ‘더 문’
‘더 문’이 자랑하는 영상미는 확실히 압도적이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달에 착륙하고 발을 내딛는 모습 등 영화의 모든 장면이 실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는 듯하다. 김용화 감독이 “역대급”을 자신한 이유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최신 VFX 기술을 자랑하기 바쁜 듯한 인상을 준다. 이야기 짜임새가 빈약해서다. 용서와 구원을 중심 서사로 잡다 보니 최루성 전개가 극 후반을 지배한다. 개연성이나 설득력이 부족한 이야기 구조를 떠받드는 건 압도적인 영상미다. 우주에 고립된 주인공 황선우를 연기한 도경수 역시 고군분투로 극에 힘을 싣는다. 2일 개봉. 129분.
- 볼까: 광활한 우주를 느껴보고 싶은 SF 장르 팬에겐 권할 만하다. 아이맥스(IMAX) 같은 대형관이나 4DX로 관람하면 새로운 재미를 맛볼 수 있다.
- 말까: 신파를 꺼린다면 ‘더 문’은 아쉬운 선택지다.
뻔한 재난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달라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영화가 아니다. 신랄하게 현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 장르극이다.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세 영화가 오락영화 본분에 충실하다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을 밀고 간다. 극에는 시종일관 위화감이 가득하다. 지옥과 다름없는 현실에서, 낙원을 표방하며 희망에 부푼 이들을 비춘다. 한국사회의 아파트 신화부터 재난 상황 속 선민의식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담아내는 등 블랙 코미디 장르에 시종일관 충실하다. 각 인물에게 이입할 여지 역시 가득하다. 엄태화 감독의 섬세한 연출 하에 이병헌은 뛰어난 연기로 극을 쥐락펴락한다. 단순한 유희거리보다 만듦새 좋은 영화를 관람하는 맛에 푹 빠질 수 있다. 오는 9일 개봉. 130분.
- 볼까: 블랙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선물 같은 영화다. 가벼운 웃음 속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작품이다. 여운을 남기는 작품을 찾는 이에게도 권한다.
- 말까: 가볍게 볼 킬링 타임 영화가 아니다. 흔히 떠올리는 재난 블록버스터도 아니다. 오락영화를 기대했다면 생각보다 무거운 분위기에 당황할 수 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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