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용등급 강등…"터무니없다"·"이상한 움직임" 혹평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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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에 대해 미 경제계 인사들은 강력한 회복 징후를 보이는 현 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판단이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자로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은 1일(현지시간)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는 광범위하고 정확하게 비웃음을 사는 결정"이라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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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에 대해 미 경제계 인사들은 강력한 회복 징후를 보이는 현 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판단이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등급 강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파장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자로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은 1일(현지시간)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는 광범위하고 정확하게 비웃음을 사는 결정"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피치의 판단은) 자체적으로 명시한 기준에서조차 말이 안 된다"며 "등급 강등에는 이면이 있을 것이며, 그것이 무엇이든 미국의 지급 능력에 관한 것이 아니라 피치에 관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교 교수도 피치의 등급 강등 결정이 "완전히 터무니없다(completely absurd)"고 직격했다. 퍼먼은 트위터에서 "미국의 거시경제는 작년보다 크게 개선됐고, 부채비율 급증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거버넌스 부문 또한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현 경제 상황이 강등 조건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강등 조치가 미 국채 신용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스탠스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재정적자의 장기적 궤적은 우려할 만하지만, 미국의 부채 상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재무부 채권에 대한 디폴트 위험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터무니없고, 피치가 (최근 미 경제 상황 등을 종합해) 새롭고 유용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혹평했다. 최근 몇 달간의 소비, 물가, 고용 등의 경제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이는 미 국채 신용도를 높이는 호재라고 꼬집었다.
모하메드 엘 에리안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퀀스칼리지 학장도 "이번 등급 강등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은 '이상한 움직임(a strange move)'"이라고 날을 세웠다.
'미 국채는 무위험 자산', '달러는 기축통화'라는 전제로 움직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국채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위험 자산'으로의 지위가 공고하다"며 "피치의 등급 강등이 미 국채의 위상에 어떤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월밍턴 트러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크 틸리는 WSJ에 "단일 신용평가기관의 조치에 따라 미국의 기축통화국으로서 지위가 훼손되거나 금융시스템에 대한 리스크 전이로 번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2011년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당시에도 미국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인해 오히려 하락하는 등 등급 강등의 본질적인 영향이라고 할 수 있는 국채 발행, 유통에는 충격파가 번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피치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고, 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피치는 등급 하향의 이유로 향후 3년간 미국 재정 악화와 연방정부 부채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미국 신용등급은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Aaa)에서만 최고 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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