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엘 룸서비스 1위가 '짜파구리'…외국인 반응 폭발했다
“그동안 룸서비스 메뉴 중 ‘전복 랍스타 갈비탕’이 가장 인기가 높았는데, 지금은 ‘짜파구리 한상세트’가 가장 잘 나갑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타워 내에 있는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만난 한인호 조리팀장은 “특급호텔에서도 ‘K-푸드’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시그니엘 부산은 지난 4월 엑스포 개최 평가를 위해 부산을 찾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식사를 맡았던 곳이다. 당시 ‘K-콘텐트’를 접목해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달고나’ 등을 선보여 호평받았고, 이후 룸서비스 메뉴로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뷔페 ‘더 뷰’에선 ‘엑스포 실사단에게 제공한 메뉴’라는 설명과 함께 짜파구리와 달고나, 주먹밥 등을 제공하고 있었다. 짜파구리를 즉석에서 조리해 주는 코너에는 트러플 향이 가득했다. 이름 그대로 농심 봉지면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로 만들었지만, 한우 안심과 트러플오일을 더해 고급 요리로 재탄생했다.
한 팀장은 “실사단 수행은 3개월 이상 준비했고, 본사 포함해 50여 명의 셰프들이 회의에 회의를 거듭했다”며 “짜파구리는 면 굵기가 달라 교체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하나는 쫀득하고 하나는 퍼진 식감이 재미있다는 평이 많아 그대로 썼다”고 설명했다.
시그니엘 부산은 당초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짜파구리 메뉴를 오는 11월까지만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고객 반응이 좋아 상시 판매로 전환했다. 한 외국인 투숙객은 짜파구리와 주먹밥, 양념치킨, 달고나로 구성한 ‘한상세트’(가격 8만2000원)를 룸서비스로 시킨 뒤 “지금까지 부산에서 먹은 음식 중 최고”라는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2020년 6월 오픈한 시그니엘 부산은 올해 처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여름을 맞았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 고객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빈자리를 채웠다. 코로나19 기간 5% 수준에 불과했던 외국인 투숙객 비율은 현재 약 30%로 올랐다.
K-푸드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팀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BTS가 먹었던 떡볶이를 먹고 싶은데 왜 뷔페에 없냐’고 물어 놀랐던 적이 있다”며 “계란 코너에서 ‘한국식 오믈렛’이라며 계란말이를 요청하는 고객도 있어 한국 음식의 위상이 정말로 달라진 것을 느꼈다”고 했다.
시그니엘 부산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K-푸드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전통차를 활용한 감잎차·호박차 하이볼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부산=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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