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상추·金시금치 된 채소값...2%대 물가는 착시
[한국경제TV 전민정 기자]
<앵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3% 오르며 25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을 나타냈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저치로 하락한 덕분에, 두달째 2%대 흐름을 이어간 건데요.
하지만 최근 폭우의 영향으로 상추와 시금치 등 채소값이 급등하면서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상추 가격은 한달 전보다 83% 올랐고, 시금치는 70% 가까이 뛰었습니다. 열무도 50% 넘게 올랐습니다.
역대급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작황이 나빠지자 채소값이 '금값'이 된 겁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여 만에 가장 낮았지만, 널뛰는 밥상물가에 직장인의 점심값, 주부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크기만 합니다.
수해 피해가 컸던 탓에 지난달 하순 채소값이 많이 올랐음에도 7월 물가엔 시차 때문에 제대로 반영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두달 연속 2%대 물가 안정세도 '착시'인 셈입니다.
특히 다음달엔 지난해 7월 물가상승률이 6.3%로 최고치를 찍은데 따른 이른바 '기저효과'마저 사라집니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은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제곡물가 상승 전망에 축산물과 가공 식품 가격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김보경 /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국내 휘발유 가격에 2~3주 후 그대로 반영되고 물가 측면에서도 가중치가 크기 때문에 아마 8월에는 전월비로 석유류 가격이 많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고요.]
정부도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유통업계에 지나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100억원을 들여 농축산물 할인 행사까지 나선 상황.
하지만 예산을 투입한 인위적인 가격 낮추기는 소비 패턴만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고 예산을 풀어 특정 품목에 대한 가격을 통제하면 수요만 더 늘어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고물가 상황에서는 실질소득 상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층에게 집중적으로 소비쿠폰 등을 지원해야….]
폭염·태풍 등 기상변수와 국제 에너지·곡물 가격 상승까지…. 더 높아진 불확실성에 겨우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는 다시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 기자 j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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