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마진도 없는데…대형마트 보다 비싼 자사몰

유오성 기자 2023. 8.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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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제조사가 만든 물건을 유통업체에 넘기지 않고 직접 파는 온라인 판매점을 자사몰이라고 합니다.

CJ제일제당과 쿠팡 갈등 사례처럼 제조사와 유통업체 간 납품가 힘겨루기가 격화되면서 제조사들이 자사몰을 키우려는 움직임도 나타났었는데요.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유통업체에 넘긴 것 보다 물건을 만든 제조사가 직접 파는 자사몰이 물건을 더 비싼 가격에 팔고 있었습니다.

유오성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기자]

식품회사 오뚜기가 운영하는 자사몰. 간판 상품인 진라면 5개를 담아 3980원에 판매합니다.

이마트, 롯데마트, 쿠팡 등 유통채널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물건을 만든 제조사가 온라인에서 제품을 직접 팔기 위해 운영하는 자사몰 가격이 오히려 더 비싼 겁니다.

한국경제TV가 자사몰을 운영하는 국내 주요 식품업체 8곳의 대표제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자사몰 제품이 저렴한 곳은 1곳에 불과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이경은 : 자사몰이 제일 저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형마트도 제조사에서 물건을 받아서 쓰는 거니까 어느 정도 마진을 붙여 판매할 거 잖아요..]

유통 마진이 없는데도 자사몰 가격이 더 비싼 것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통채널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나 이커머스 등 유통채널에 비해 자사몰 판매량이 적은 상황에서 기존 유통업체와 거래 관계를 해치면서 자사몰에 혜택을 몰아 주기가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 : 마트나 온라인 플랫폼과 계약 관계가 있기 때문에 거래 관계를 넘어서는 혜택을 자사몰로 소비자들한테 드릴 수는 없고요. 자사몰에서 마트에서 파는 것 보다 저렴하게 팔면 유통업체들과 거래 관계를 해친다고 볼 수 있고..]

자사몰이 애당초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파는 유통채널과 경쟁을 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형 유통채널에 잘 입고되지 않는 매니아층 제품을 팔거나, 신제품 판로 개척을 위한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이홍주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자사몰을 운영하면서 고객의 데이터를 획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그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본인들의 고객 맞춤형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자사몰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고물가 속 현명한 소비를 위해 유통마진이 없는 자사몰을 찾는 소비라라면 꼼꼼한 가격비교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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