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되살아난 트라우마…전문가 "파장은 제한적"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피치의 미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후 개장한 우리 증시, 코스피는 1.90%, 코스닥은 3.18% 하락 마감 했습니다. 개장 이후 시간이 더해질수록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었는데요.
오늘 하루 외국인이 약 4천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9천억원 육박하는 매도 우위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2조2천억원 가량 투매에 나섰는데, 2010년 이후 역대 최대치입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였습니다. 일본 니케이가 2.30%, 상해종합지수 0.89%, 홍콩항셍이 2.47%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장은 예고편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는데요. 일단 차익 실현의 매물이 먼저 나왔고,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이에 대한 불확실성 자체에 경계감이 뚜렷했다는 진단입니다.
그렇다면 2011년으로 돌아가 신용평가사 S&P가 미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처음 강등했을 당시 국내 증시는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8월 초 217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일주일간 17% 폭락하며 1800선으로 떨어졌습니다. 당시 코스피 시장에서 빠진 거래대금만 13조원이 넘었습니다.
여파는 10월까지 이어졌습니다. 코스피가 1650선 저점 이루면서 500포인트 정도가 미 신용강등 여파로 증발했고, 2000선을 회복하기까지는 약 7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2011년 한 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91억8천만달러, 11조원이 넘는 규모였습니다. 2010년 이후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 다음 2번째 규모입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증시 대내외적 상황이 2011년과 견주어 봤을때 훨씬 나은 편이어서 시장의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2011년은 미 정치권 정쟁이 극한에 달했고, 이후 유로존 신용리스크가 더해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적으로 위기감이 컸는데, 지금은 미 금리 인상 사이클에도 신용리스크가 진정되는 분위기라는 겁니다.
또 국내 증시가 잘 버텨낼 수 있을지 체력을 보자면, 코스피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8배로 세계 주요 증시보다 상당히 저평가된 수준입니다.
코스피가 급락했던 2011년(1.11배), 2012년(1.08배)과 비교해도 현재 밸류에이션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보니 추가적인 하락이 크지 않을 것이란 거죠. 실제로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때도 국내증시는 큰 영향받지 않고 오름세를 나타냈으니까요.
다만 2차전지로 업종 쏠림이 뚜렷하고 변동성이 커진 코스닥 시장의 경우 단기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악재가 분명한 만큼, 얼마나 그 파장이 이어질지 대비가 필요해보입니다. 정부도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뜨거웠던 증시가 예상치 못했던 변수를 만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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