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에 채소 가격 급등…수확철에도 가격 고공행진 3년 째

문수정 2023. 8. 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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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집중호우로 채소 가격이 치솟고 있다.

열에 취약한 잎채소인 시금치와 상추는 한 달 새 가격이 배 이상 뛰었다.

또 다른 잎채소인 깻잎(상품)도 소매가격이 100g에 2892원으로 한 달 전 2109원보다 37.1%, 1년 전 2327원보다 24.3% 올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여름에도 잎채소 가격이 계속 높게 형성돼 있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비싸졌다"며 "산지를 다변화해서 안정적인 공급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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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의 한 마트에서 쇼핑객이 채소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과 집중호우로 채소 가격이 치솟고 있다. 열에 취약한 잎채소인 시금치와 상추는 한 달 새 가격이 배 이상 뛰었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태풍까지 변수로 작용하면서 채소 가격은 당분간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소를 많이 쓰는 외식 소상공인들은 비용 부담에 시름이 깊어졌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금치(상품)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00g에 2160원으로 1개월 전 930원보다 132.1% 급등했다. 한 달 새 앞 자릿수가 두 번 바뀌었다. 이른 더위로 채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던 지난해 2065원보다도 4.6% 올랐다.

산지 가격이 선반영되는 도매가격은 분위기가 더 나쁘다. 시금치(상품) 4㎏ 한 상자가 이날 전국 평균 5만3600원에 거래됐다. 최고 거래가는 6만6000원까지 뛰었다. 1년 전 도매가(3만6696원)보다 37.2%, 1개월 전(2만2200원)보다 126.7% 비싸졌다.

상추 가격도 크게 올랐다. 청상추(상품) 100g 소매가격은 2472원으로 한 달 전 1167원보다 111.8%, 1년 전 1874원보다 32.0% 상승했다. 이날 청상추 도매가격은 4kg 상품 기준 5만6740원으로 1개월 전 2만4510원보다 131.5%, 1년 전 3만6692원보다 54.6% 상승했다.

또 다른 잎채소인 깻잎(상품)도 소매가격이 100g에 2892원으로 한 달 전 2109원보다 37.1%, 1년 전 2327원보다 24.3% 올랐다. 깻잎 2kg 도매가격은 4만80원으로 1개월 전 1만8725원보다 114.0%, 1년 전 2만8256원보다 41.8% 뛰었다.

잎채소는 열에 취약해 폭염이 길어지면 수확량이 줄어든다. 기온이 올라가면 잎이 얇아지고 채소 끝이 타거나 짓무르게 된다. 생육이 저하돼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상승한다.

본격 수확 철인 여름에도 이 같은 상황이 3년째 반복되고 있다. 원재료비, 공공요금, 물류비, 인건비 등의 비용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매년 ‘작년보다 더 나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 가계에도 부담이지만 외식 소상공인에게는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메뉴의 주재료로 쓰거나 기본으로 제공되는 채소들을 값이 크게 올랐다고 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재룟값이 오르니 벌어도 남는 게 줄어들게 된다. 여름철에는 채소가 쉽게 무르기까지 해서 가격이 조금 내렸을 때 미리 대량구매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서울 광진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장모(52)씨는 “상추가 너무 비싸서 몇 장 내놓지도 못한다. 없으면 찾는 손님들이 꼭 있어서 안 내놓을 수도 없고, 장사라도 안 되면 비싸게 산 상추가 시드는 것까지 봐야 해서 속이 탄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여름에도 잎채소 가격이 계속 높게 형성돼 있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비싸졌다”며 “산지를 다변화해서 안정적인 공급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형마트 등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할인 행사를 추진하도록 촉구했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지난 1일 대형마트, 농협 등의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유통업계에서는 지나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자체 할인행사를 추진하는 등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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