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환자 400명 나온 새만금 잼버리... 이정미 "이대로는 안돼"

곽우신 2023. 8. 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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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개막 하루 만에 수백명 환자 속출...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에 강행이 맞느냐?"

[곽우신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행사장에서 한 참가자가 그늘에 들어가 쉬고 있다. 이날 부안군에는 폭염경보가 발표 중이다.
ⓒ 연합뉴스
 
"새만금 잼버리 이대로는 안 됩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자, 이정미 정의당 당 대표가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 스카우트 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글로벌 문화 교류 행사로,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159개국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 등 총 4만30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연기까지 겹치며 6년여의 준비 기간이 있었다. 하지만 개막 당일까지도 준비가 덜 됐다는 지적이 여러 언론으로부터 제기됐다. 기록적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아직도 채 복구되지 않았고,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 속 벌레들 탓에 제대로 행사를 치를 수 없다는 우려들이었다. 하지만 당초 일정대로 새만금 잼버리는 1일 개막했고, 아직 전체 인원 중 절반 정도밖에 입영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막 하루만에 400여 명의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전날(1일)까지 잼버리 야영지 내에서 807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400명 이상이 온열질환자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큰 차질 없이 대응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전에도 "우려하는 것과 달리 참가자들은 굉장히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으며 야영 생활에도 익숙하다"라면서 '정신력'을 강조했다.

앞서 '일정 대폭 수정'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일인 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 델타구역에서 참가자들이 그늘에 들어가 쉬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온열질환자가 수백 명이 나왔고, 이들 대부분이 청소년"이라며 "조직위는 큰 차질 없이 대응하고 있고 소방서와 119구급차 등을 배치했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이상기온에서는 사후약방문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에서 폭염을 감내하며 행사를 위한 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게 맞는 일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조직위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정부가 행사참가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우선으로 특단의 대책을 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전북도당은 이미 지난 7월 31일 논평에서 "유례없는 호우와 폭염으로 인해 잼버리가 제대로 치러질지 매우 우려스럽다"라며 "대회를 취소할 수 없으면 대회 전 일정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잼버리 기간에 폭염경보와 소나기가 예상돼 4만3000여 명의 안전을 전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야영지 상태와 미흡한 준비, 돌발상황까지 더해진다면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전북도는 야영지 대체 장소나 프로그램을 긴급하게 마련하거나 기간 자체를 축소하는 등의 과감한 조처를 통해 안전을 지켜야 한다"라는 요구였다.

지역 시민사회계 역시 비슷한 목소리를 낸 바 있지만,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정부·여당·제1야당까지 모두 침묵... 국민의힘, 개영식 참석 취소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이 열리는 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에 참가자들이 머물 텐트가 설치돼 있다.
ⓒ 부안군 제공
 
하지만 이날 오후 현재까지 정부여당은 물론 제1야당 역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이들 모두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의 사실상 '당사자'나 다름 없기 때문에, 이번 준비 부족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성가족부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도 이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행사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전라북도와 부안군 역시 마찬가지다. 김관영 전라북도지사와 권익현 부안군수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휴가 중인 가운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원회 의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새만금 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마저도 취소했다. 명시적 사유는 갑작스럽게 소집된 고위 당정협의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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